친이재명계 유승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탈당을 선언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9년간 몸담았던 민주당을 떠난다. 제 몸이 찢어지는 것과 같은 고통 속에 여러 날을 보낸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저는 2017년 대선 후보 경선 때부터 이재명 대표를 지지해 왔다"며 "원조 친명인 제게 특별히 이익을 누릴 생각은 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이 이루어질 것만을 기대하고 준비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4년 전 이해하기 어려운 경선 결과로 공천 탈락하고 이번에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아예 경선 참여조차 원천 배제되는 상황에 이르러서야 그동안 참아왔던 말을 하는 것이 제 얼굴에 침을 뱉는 격이 되어 한없이 부끄럽다"며 "비명이라서 불이익을 받았다 이렇게 얘기할 수도 없고, 원조 친명으로서 공천 배제 탈락하고서 무슨 할 말이 있냐고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겠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지금도 제가 왜 후보 부적격 판정을 받았는지, 왜 고무줄 검증의 희생자가 되었는지 그 이유를 모른다"며 "어떤 정치적 의도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저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 부당한 사례가 여러 사람에게 지금 걸려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의 지도자가 원칙과 신의를 지키지 못하고, 일관성과 명분이 없으면 당의 공적인 시스템이 무너지고 공정성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주류 정치에 밀려 출마까지 봉쇄당하는 상황이지만 바닥 민심에 힘입어 출마를 결심했다. 많은 분이 지금의 민주당은 김대중 정신과 노무현 정신의 민주당이 아니다 말씀한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당내 문제에 대해 "지금 당대표를 비롯해 상당수 국회의원이 도덕성 시비에 걸려 방탄에 집중하다 보니, 윤석열 정부의 독주와 국정 실패로 실패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고, 개혁 과제에 대한 정책적인 대안도 제시하지 못한 지 오래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유 전 의원은 지난 14일 자신에 대한 총선 후보 부적격 결정을 철회하고 경선 기회를 보장해 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는 유 전 의원에 대해 4년 전 당내 경선 부정 의혹 제기와 지속적인 허위 사실 유포를 문제 삼아 부적격 판정을 통보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에 합류할 예정이다. 그는 "저보다 앞서 용기 있게 기득권 거대 양당 독점구조를 허물로 제3지대에서 진짜 민주당을 만드는 데 앞장서 나서신 분들이 있어 노력에 동참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