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자 출신 스타트업 대표, 부산 해운대에 출사표 냈다

입력 2024-02-01 09:10
수정 2024-02-01 09:17
지난해 3선의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며 '무주공산'이 된 부산 해운대갑. 이 곳에 국민의힘 소속으로 도전장을 내민 전성하(42) 전 부산시 투자유치협력관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산업구조가 바뀌는 시기에선 신(新)과 구(舊)의 대결로 참신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16년째 해운대에 거주하고 있는 전 예비후보는 과학, 기업, 정치를 넘나드는 다소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영국 런던대학교에서 생화학 학사와 뇌 과학 석사 학위를, 맨체스터대학교에서는 시스템 뇌 과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8년에는 암 전이 차단 항암제를 개발하는 셀리스타와 탄소배출권 거래기업인 LF에너지 등을 창업했다. 2021년 부산광역시 재·보궐선거에서 예비후보로 등록해 뛰었다. 이후 부산시 투자유치협력관으로 일했다.

다양한 기업들을 부산에 유치하려 노력하며 전 예비후보는 정치의 필요성에 대해 절감했다. 그는 "기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어려운 점과 제도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 알게 됐다"며 "하나의 직책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국회에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하게 돼 정치에 뛰어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산업구조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거대기술기업)의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기술개발이 빨라지고 중국, 동남아시아 등이 뒤따라오면서 위기에 처했기 때문에 하루빨리 이가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예비후보는 데이터 시장이 일종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많은 기업이 의료 데이터, 물류 데이터 등 다양한 정보들을 수집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거래는 막상 활성화돼 있지 않다. 민간 기업에 정보 제공에 대해 동의만 하면 자동으로 개인 정보가 기업에 제공되는 방식이다. 반면 미국, 영국 등은 데이터의 품질, 종류에 따른 시장이 형성돼 있다.

전 예비후보는 개인정보 제공 주체들이 각자의 이익에 따라 자신의 정보를 제공하는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지금까지 개인은 각자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에 대한 기준과 이익이 없어 시장이 생기기 어려운 구조"라며 "데이터 종류에 따른 기준을 설정하고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데이터 제공자에게 '동기'를 국가가 제공할 수 있게 된다면 다양한 산업들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예비후보에게 정치는 목표가 아닌 과정이다. 국회의원이 목표라기보다는 자신이 경험한 좋은 경험을 지역구에서 실현해내고 싶다는 것이 전 예비후보의 설명이다. 특히 그는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일은 기업을 경영하면서 해본 일이라 더 잘할 수 있다"며 "선진국들과 발맞춰 산업의 구조를 형성할 수 있는 정치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