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포동 안 죽습니다"…극단선택 시도했다가 후회한 원로배우

입력 2024-01-31 13:00
수정 2024-01-31 14:35

최근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구조된 원로배우 남포동(80)씨가 당시의 선택을 후회한다고 털어놨다.

남씨는 지난 30일 공개된 유튜브 '근황올림픽'에서 극단적 선택 시도 사건 이후 근황을 알렸다. 그는 인터뷰 내내 눈물을 보이며 그날의 선택을 후회하는 모습이었다.

남씨는 인터뷰에서 "난 진짜, 정말 내가 안 죽어. 당차게 살아야지. 왜 죽어 이 좋은 세상을 두고"라고 했다. 이어 "걱정하지 마십시오. 남포동 안 죽습니다. 제가요, 대한민국 남포동입니다. 또 이런 선택을 하면 개포동으로 이름을 바꾸겠습니다"고 농담도 던졌다.

남씨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발견된 상황에 대해 "삶에 대한 고민을 일주일 동안하고 수면제 먹고 번개탄을 태웠더니 연기가 무진장 났다"며 "바로 그 연기 때문에 사람들이 불이 난 걸로 알고 신고해서 발견이 됐다"고 했다. 그는 "병원에서 '차에서 10분만 더 있었으면 죽었을 것'이라더라"라고 전했다.

남씨는 건강상 문제, 돌아가신 부모님 산소를 자주 찾아가지 못한 데 대한 죄책감이 당시 자신을 삶의 끝으로 몰아세웠다고 했다. 그는 "(부모님을 모신)용인 산소에 몇 번 못 간 게 마음에 떠올랐다. 이런 불효자식이 어딨나 싶고. 또 다른 동기가 있었던 게 지난해 계단에서 굴러 병원 중환자실에 한 달 있었다. 지팡이를 짚으니 창피하기도 하고, 지금은 휠체어를 타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녔다"고 고백했다.

남씨는 끝으로 "요새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90세까지 악착스럽게 살겠다"며 "걱정하지 마시라. 100세까지는 자신 없지만 절대 거짓말 아니다. 걱정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앞서 남씨는 지난 5일 오후 1시 14분께 경남 창녕군의 한 주차장에서 의식이 명료하지 않은 상태로 발견됐다. 당시 "차 안에 사람이 혼자 있는데 움직이지 않는다"는 행인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과 소방은 차량 창문을 부수고 남씨를 구조했다. 차량 내부에서는 술병과 잿가루가 담긴 양동이가 발견됐다.

한편, 남씨는 1965년 영화 '나도 연애할 수 있다'로 데뷔했다. 이후 '고래사냥', '투캅스' 등의 영화와 '행촌주의보', '오박사네 사람들' 등의 드라마에서 감초 배우로 대중들에게 사랑받았다. 하지만 최근 사업 실패와 간암 수술 후 생활고를 겪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 0199 / 희망의 전화 ☎129 / 생명의 전화 ☎1588 9191 /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