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아반떼·카니발인데…출고 대기 1년씩 차이 나는 이유

입력 2024-01-31 14:32
수정 2024-01-31 14:49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차량 인기가 높아지면서 같은 차종이라도 내연기관차 대비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3~4배 이상 긴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 여파로 비교적 연비가 높은 하이브리드차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31일 현대차와 기아의 이달 납기표에 따르면 아반떼·카니발 하이브리드는 계약 후 출고까지 12개월이 소요된다. 지금 계약해도 내년 1월에나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동일 차종 내연기관 모델의 출고 대기 기간은 3~4개월이다.

싼타페는 8개월, 쏘렌토 역시 9~10개월 기다려야 하는 등 하이브리드 차량 대기 기간이 내연기관(2~3개월)과 비교해 3~4배 긴 것으로 파악됐다. 하이브리드차 수요가 몰리면서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백오더(밀려 있는 주문)는 3만5000~4만대가량이다.

지난해 판매량에서도 하이브리드 차량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를 보면 작년 하이브리드 차량 등록 대수는 30만9164대였다. 연료별 판매량 기준 휘발유차(89만2726대)에 이어 2위다.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량은 지난해 처음 30만대를 넘긴 것이다. 2019년 10만대, 2022년 20만대 돌파에 이어 다시 1년 만에 30만대를 넘어서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전기차는 3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하며 상승세가 꺾였다. 지난해 전기차 등록 대수는 11만5822대였다. 전년(2022년) 대비 6.5%(8086대) 감소했다. 고금리에 따른 경기침체 여파와 높은 가격, 충전 인프라 부족, 보조금 축소 등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하이브리드 인기 비결로는 우수한 연비 효율이 꼽힌다. 내연기관을 기반으로 전기 모터가 결합해 높은 연비 효율을 자랑한다. 일정 속도 이하에선 모터로만 주행하고 속도가 높아지면 내연기관이 작동된다. 일부 차종은 출·퇴근길 엔진을 가동하지 않고 순수 전기로만 주행할 수 있어 연비가 늘어난다.

업계는 올해 하이브리드 차량 수요가 한층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구자용 현대차 전무는 지난 25일 현대차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예상치를 48만대로 언급하며 "하이브리드 수요는 계속 확대돼 올해 약 28%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