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경기 수원을 방문한다.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은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3대 합동 공약을 발표했다. △수원~강남 고속도로 신설 △수원역~성균관대역 철도 지하화 △지하철 3호선 수원 연장 등이다. 국민의힘이 20·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에 5개 지역구를 모두 빼앗긴 수원을 되찾아오기 위해 ‘상륙작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거물급 인사를 잇따라 투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직까진 민주당 우세가 점쳐지지만, 결과는 예단할 수 없다는 평가다.
수원 총공세 나선 여당수원은 ‘경기도 정치 1번지’로 불린다. 인구가 125만 명으로 경기도에서 가장 많고, 최다 선거구(5개)를 갖고 있다. 수원 민심은 화성, 용인, 성남 등 인근 지역에 큰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여야가 이 지역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여당은 최근 김현준 전 국세청장(수원갑),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수원병),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수원정) 등을 잇따라 투입했다. 지난 선거에 비하면 확실히 무게감이 더해졌다는 평가다. 이날 합동 공약을 발표한 것도 이들 세 명의 예비후보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건 ‘수원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원정이다. 광교신도시와 삼성전자 본사가 자리 잡아 젊은 인구가 많고 진보 성향이 강한 편이다. 민주당에선 박광온 의원이 4선 도전을 공식화했고, 이수정 교수가 대항마다. 여당 한 관계자는 “이 교수의 지역 인지도가 높아 해볼 만한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고령층 비율이 높은 수원병도 ‘빅매치’가 예상된다. 남경필 전 경기지사 부자가 내리 7선을 한 곳이다. 5개 선거구 중 보수세가 가장 짙다. 방문규 전 장관이 도전장을 내민 가운데 ‘친명계’ 김영진 현역 의원이 3선에 도전한다. 수원갑에선 ‘고교 선후배 간 매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수성고 31회 출신인 현역 김승원 민주당 의원에게 김현준 전 청장이 도전장을 냈다. ‘고구마 줄기’ 수원 민심은민주당은 아직 수성을 자신하는 분위기다. 다만 수원의 정치 원로 김진표 국회의장이 불출마를 선언해 구심점이 사라진 점이 부담이다. 김 의장의 지역구는 수원무다. 아직까지 염태영 전 수원시장의 큰 적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다. 그는 이 지역에서 민주당 최초의 3선 시장을 지냈다.
수원을은 친명계인 백혜련 민주당 의원이 신분당선 호매실지구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이끌어내면서 지난 총선에서 압도적인 표 차로 승리했다. 이번 총선까지는 그 효과가 이어질 것이란 게 정계 얘기다.
하지만 여야 모두 선거 전까지 방심할 수 없다는 게 공통된 견해다. 수원 정세에 밝은 한 정치권 관계자는 “수원은 토박이가 많아 지역 교류가 활발하고, 일터와 거주지가 각 선거구에 걸쳐 있어 표심이 빠르게 통합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한 위원장이 국민의힘의 수원 공략에 힘을 실어줄 예정이다. 한 위원장은 31일 수원 천천동 보도육교에서 당 차원의 철도 지하화를 포함한 총선 공약을 발표할 계획이다.
수원=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