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ESS(에너지 저장 시스템) 배터리 사업에서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 전력망 수요가 기대 이상으로 커지면서 전력 에너지를 저장하는 ESS사업의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북미시장을 잡기위해 ESS관련 공장, 인력, 기술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30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 솔루션은 지난해 ESS 사업 부문에서 2조원이 넘는 매출에 100~2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LG엔솔은 2022년에 ESS 부문에서만 2000억원 가까운 적자를 냈었다.
미국의 노후 전력망이 빠르게 교체되고 있는데다 신재생 에너지 발전소 등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오랜기간 이 시장에 공 들여온 LG엔솔이 수혜를 받게 됐다는 설명이다. 지난 25일에도 미국 최대 규모 태양광 에너지 저장 단지인 '에드워즈&샌본 솔라 스토리지 프로젝트'가 가동에 들어갔는데, 여기에 쓰인 ESS 배터리 약 12만개중 상당수가 LG엔솔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엔솔은 미국 애리조나에 3조원을 들여 ESS 전용 배터리 생산공장을 건설키로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에서는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 저장 단치 구축 프로젝트가 줄을 잇고 있다. LG엔솔은 이 공장에서 LFP 배터리를 만들 계획이다. LG엔솔은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ESS 매출을 5년내 3배 이상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회사 관계자는 "공장을 더 짓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력도 대폭 충원하고 있다. LG엔솔은 지난해 말 ESS 조직내 개발, 생산, 마케팅 인력을 대폭 늘렸다. 유지 보수 비용을 줄이고 제품 수명을 늘릴 수 있는 모듈러 타입의 수냉식 ESS 제품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다른 배터리사들도 ESS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삼성SDI는 올해 에너지 저장 밀도와 안정성을 강화한 독자 상품인 '삼성 배터리 박스(SBB)' 판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니켈, 코발트, 알루미늄이 들어간 NCA 배터리로 셀과 모듈을 하나의 박스 형태로 만들어 사용편의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삼성SDI는 LFP ESS배터리 상용화도 3년내에 끝마칠 예정이다.
한편 삼성SDI는 지난해 매출 22조7083억원, 영업이익 1조6334억원 기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12.8% 늘어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고, 영업이익은 9.7% 감소했다. 회사는 "ESS 신제품 등을 이용해 신규 수주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직 ESS 사업에서 매출이 없는 SK온도 ESS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SK온은 북미 지역에 ESS용 배터리 전용 생산라인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