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12대 핵심 재정사업을 상시 집중 관리하기로 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국정과제의 진행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상황판이 만들어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재정사업 성과관리 추진계획’을 30일 국무회의에 보고했다. 성과관리 추진계획엔 올해 재정사업 성과관리의 기본방향과 중점 추진과제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수립한 성과관리 추진계획은 2022년 8월 발표한 ‘2022~2026년 재정사업 성과관리 기본계획’을 토대로 해마다 수립된다.핵심 재정사업 성과, 신호등 색깔로 보여준다기재부는 지난해 선정한 12대 핵심 재정사업에 대해 ‘PI 보드’ 방식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PI 보드는 각 사업의 분기별 성과지표 달성도와 제도개선 진행 상황 등을 빨강, 주황, 노랑, 초록 등 4색 등으로 보여주는 성과관리 상황판이다. 주요 사업의 성과 상황을 상시적·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민들이 직접 상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PI 보드를 외부에 공개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정부의 국정 비전을 반영해 만들어진 12대 핵심 재정사업은 △취약 근로자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 △장애인 돌봄 △청년 일자리 및 자산 형성지원 △농·축·수산물 할인지원 △지자체-대학 협력 기반 지역혁신사업(RIS) △반도체 인력양성, 기술개발, 사업화 지원 △차세대 원자력 및 양자 분야 기술개발 △공급망 핵심 품목생산 기반 구축 강화 △창업 성장 기술개발(TIPS) 및 민관협력 창업 육성 △산불 대응능력 강화 △군 장병 근무 여건 개선 △기후변화 대응 ODA 사업 등이다.
12대 핵심 재정사업별로 구성·운영 중인 ‘성과관리 작업반’에는 분야별 전문가 외에도 청년이나 장애인 등 정책 수혜자를 포함해 현장 의견 수렴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다부처 협업과제 성과관리' 처음 도입올해부터 ‘다부처 협업과제 성과관리’ 제도도 처음으로 시행된다. 개별부처가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를 다부처 협업과제로 선정해 관리하면서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협업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다부처 협업과제 성과관리를 위해 다수 사업을 포괄하는 ‘종합지표’와 과정 관리를 위한 ‘중간지표’, 부처 간 협업을 유도할 수 있는 ‘협업지표’를 각각 설정하기로 했다. 재정 당국인 기재부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방침이다. 정부는 올해 시범운영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기재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 지방시대위원회,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6개 부처는 정례적 협의체로서 ‘재정사업 성과평가 협의회’를 운영하기로 했다. 협의회의 논의를 바탕으로 각 부처가 운영 중인 7개 성과평가 간에 일관성을 높이고 평가대상 사업의 중복을 최소화하는 등 피 평가부처의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각 부처는 △재정사업 자율 평가·복권기금평가(기재부) △R&D 평가(과기부) △재난 안전 평가(행안부) △균형 발전평가(지방시대위) △일자리 사업평가(고용부) △중소기업지원사업평가(중기부) 등의 성과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보조금 사업에 대한 성과관리도 강화된다. 최근 3년간 보조금 부정수급 적발 이력이 있는 사업은 아무리 사업 성과가 좋더라도 보조사업 연장평가에서 ‘정상’ 판정(85점 이상)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정상 판정을 받지 못한 사업은 사업이 감축되거나 통폐합, 폐지될 수 있다. 보조금 사업 소관 부처가 부정수급 사안을 자발적으로 적발하고 환수했을 땐 가점을 부여할 예정이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