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쓰다가 LTE 요금제 갈아탔습니다"…가입 폭증한 이유

입력 2024-01-31 22:00
수정 2024-01-31 23:58

"5G를 쓰다가 LTE 요금제로 바꿨는데 체감상 거의 비슷한 거 같아 만족합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A씨(25)는 최근 LG유플러스 월 7만5000원짜리 요금제에서 4세대(LTE) 월 6만9000원짜리 요금제로 변경했다. 그는 "보통 휴대폰을 실내에서 사용하는데 5G 요금제 일 때 링크(Link)를 클릭하면 바로 안 열리는 경우가 많아 보통 5G를 꺼놓고 LTE를 이용했다. 5G에서 LTE 요금 변경이 가능하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바꿨는데 통신비 부담도 덜고 잘 터져서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13년된 LTE, 9개월간 가입자 306만명 증가…5G와 비슷5G 서비스 상용화 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품질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이동통신 3사가 5G폰에서의 LTE 요금제 가입을 허용하면서, 이처럼 5G에서 LTE 요금제로 갈아타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3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LTE 가입자는 4902만9248명으로 전월 대비 4만565명 증가했다. LTE 가입자는 지난해 3월(4596만6952명)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9개월간 306만2296명 늘었다. 같은 기간 5G 가입자는 2913만731명에서 3251만2440명으로 338만1709명 증가했다. 최신 서비스인 5G와 13년 차인 LTE의 가입자 증가 폭이 비슷했다.

업계에 따르면 LTE 가입자가 매년 증가하는 이유는 LTE 중심의 알뜰폰 개통 수요가 많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5G와 LTE서비스 사이에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 소비자들은 통신비 절감을 위해 알뜰폰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에서 10년간 거주하다 경기도 화성 소재 읍으로 이사 온 주부 B씨(30)는 "해외에서 내내 LTE 요금제를 잘 쓰다가 한국에서 핸드폰을 바꾸게 되면서 5G 요금제에 가입했는데 빠르고 좋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신호가 잘 잡히지 않는다"며 "어차피 지금도 LTE를 주로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요금제 변경 할 계획"이라고 털어놨다.

일부 농어촌 지역에서 5G 네트워크가 구축되지 않았지만 5G 요금을 내면서 LTE를 이용해야 하는 등 상황이 이어지면서 5G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SK텔레콤을 시작으로 같은해 12월 KT, 올해 1월 LG유플러스가 요금제를 대대적으로 개편해 5G 단말기에서도 LTE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5G' 국토 면적 75% 구축에도…여전히 품질 논란 진행 중5G 품질 논란은 출시 이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토 면적의 75.25%에 5G가 구축됐다. 상용화 5년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직 25%의 미설치 지역이 남아있는 것이다. 일부 지역의 경우 하나의 기지국을 통신3사가 공동 사용해 통신 품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발표한 통신분쟁조정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5G 통신 분쟁 조정신청 109건 중 74.3%가 5G 서비스 품질 저하, 중계기 설치 및 요금할인 등이었다.

통상적으로 주파수 대역이 높을수록 전파의 세기가 약해진다. 5G는 3.5기가헤르츠(㎓)의 높은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고 LTE의 경우 800메가헤르츠(㎒), 2.1㎓, 2.6㎓ 등의 낮은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기 때문에 실내에 중계기가 설치되지 않았을 경우 LTE가 우선으로 잡히는 경우가 많다.

이통 3사 관계자는 "A씨는 이러한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본다"며 "5G 기지국이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설치되어있는 만큼 5G로 인한 품질 문제를 겪는 이용자들의 경우 비슷한 경우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5G는 도입 초기 소비자들에게 'LTE 대비 20배 빠르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그러나 지난해 과기부의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결과'에 따르면 3사 평균 5G 다운로드 전송속도는 939.14Mbps(초당 메가비트)로 LTE 전송속도 178.93Mbps의 5배에 불과했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지난해 5월 통신 3사에 과장 광고에 대한 시정명령과 공표 명령 조처를 내리며 SK텔레콤 168억 2900만원, KT 139억 3100만원, LG유플러스 28억 5000만원 등 총 33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동통신 3사는 이에 불복해 일제히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통 3사 관계자는 "LTE의 20배에 달한다는 기존의 광고는 이론상의 목표치였지 실제로 그렇다는 의도는 아니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5G에서 LTE 요금제로 이동한 통계치를 밝힌 순 없지만 계속해서 문의가 들어오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5G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을 자체적으로 인식하고 있고 올해도 예년과 같은 수준인 2조~3조원의 투자비(CAFEX)가 책정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통해 품질개선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