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중국 맞춤형' 전기차 만든다

입력 2024-01-29 18:29
수정 2024-01-30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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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중국 베이징자동차와 공동으로 새 전기차 개발에 나섰다. 현대차가 글로벌 1위로 부상한 중국 전기차 시장 공략을 재개하는 모습이다.

29일 업계와 중국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현대차(50%)와 베이징자동차(50%)의 중국 내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는 최근 중국 시장을 공략할 ‘신(新)전기차 개발 프로젝트’(코드명 OE RE)를 시작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아이오닉 등 자사 전기차 모델의 중국 공장 생산을 추진하다가 베이징차의 전기차 모델인 아크폭스를 중국 현지 공장에서 수탁생산하기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아크폭스 수탁생산을 위한 베이징차와의 최종 가격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중국 현지 수요를 고려한 맞춤형 전기차 브랜드 개발에 직접 나서기로 한 것이다. 앞서 베이징현대는 3년 내 순수전기차를 최대 5종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지난해 6월 밝혔다.

베이징현대는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거듭해 왔다. 2017년 연간 자동차 생산능력을 160만 대까지 끌어올렸지만,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연간 자동차 생산량이 25만 대 수준으로 급감했다. 전기차 중심으로 기운 중국 내수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에는 충칭공장을 약 3000억원에 매각하면서 몸집을 줄였다.

한때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방안까지 고려한 현대차는 전기차를 중심으로 현지에서 재도약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번 ‘OE RE’ 프로젝트는 중국을 포기할 수 없다는 현대차의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지리자동차의 전기차 브랜드인 ‘지커’를 접한 뒤 중국 전기차 시장을 배워야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내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이지훈 특파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