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동 문제가 세계 최악이라는 지적에 국회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사진)은 29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세계경제포럼(WEF)과 국제노동기구(ILO) 등에 따르면 한국의 노사관계가 가장 열악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동 관련 법령에 처벌 조항이 너무 많고 노사 간에 대화와 타협 문화가 자리잡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손 회장은 최근 50인 미만 기업에까지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하도록 한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경영계의 절박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법안이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처벌만이 능사가 아닌 만큼 재해 예방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도록 하루빨리 보완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준비가 부족한 영세 소규모 기업의 실태를 고려한 재입법 방안을 국회가 다시 한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손 회장은 올해 경총이 추진할 핵심 과제로 노동 개혁을 꼽았다. 경직된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만들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디지털 기술혁신을 비롯한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하고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면 노동시장의 낡은 법·제도를 개선하는 노동시장 선진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 개혁을 위해선 국민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손 회장은 “노동 개혁은 결코 기업에만 유리한 것이 아니다”며 “내수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통해 모든 국민에게 고른 혜택이 돌아간다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