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각자 창당을 준비하던 이낙연 전 대표와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이 28일 공동 창당을 선언했다. 당명은 가칭 ‘개혁미래당’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는 지난 24일 합당을 선언했다. 난립했던 제3지대 세력 간 합종연횡이 본격화하면서 ‘빅텐트’ 조성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낙연·비명계 3인 한지붕으로
이 전 대표가 주도하는 ‘새로운미래’와 민주당 탈당파(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이 주축인 ‘미래대연합’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 창당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박원석 미래대연합 공동대표와 신경민 새로운미래 국민소통위원장은 “다음달 4일 개혁미래당이란 가칭으로 중앙당 창당대회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기득권 혁파와 정치 혁신, 사회 개혁과 미래 전환에 나서라는 국민의 기대와 명령에 부응하기 위해 공동 창당을 결정했다”고 했다. 법적 대표 2명에 5인 지도부 체제를 두기로 했고, 구체적 인선은 창당 이후 발표할 계획이다.
야권 인사들이 ‘중(中)텐트’를 치면서 당초 5개 그룹에 달하던 제3지대 세력은 3개로 좁혀졌다. 먼저 합당을 선언한 이준석·양향자 신당과 금태섭 전 의원의 ‘새로운선택’, 개혁미래당이 ‘빅텐트’ 통합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개혁미래당은 빅텐트를 꾸리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박 공동대표는 “정치 혁신과 민생 개혁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을 총선을 앞두고 모아낼 것”이라며 “가급적 각 당이 공천 프로세스에 들어가기 전 통합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개혁미래당이란 가칭 당명이 개혁신당과의 통합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반면 이 대표는 앞서 빅텐트 조성에 대해 “골든타임은 이미 지났다”고 언급해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제3지대, 민주당 표 더 흡수할 듯
제3지대 신당이 탄력을 받으면 국민의힘보다는 민주당 지지표를 더 많이 잠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야권 지지층이 제3지대에 더 높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어서다.
한국갤럽이 26일 발표한 여론조사(23~25일 조사, 전화 인터뷰)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자 중 18%가 ‘22대 총선에서 제3지대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같은 응답을 한 국민의힘 지지자 12%보다 6%포인트 높다. 평소 자신의 정치 성향을 ‘진보’라고 말하는 이들 중 제3지대를 지지하는 이들도 26%로, ‘보수’ 성향 응답률(15%)보다 높았다.
야권 성향이 강한 2040세대가 제3지대에 대한 높은 선호도를 보이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20대 이하에서 40%의 높은 선호도를 보였고, 30대(31%) 40대(27%) 순이었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국민의힘 지지층은 60대 이상인 반면 민주당 지지층은 4050에 몰려 있다”며 “세대별로도 민주당 지지자의 이탈 가능성이 더 크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최 소장은 이어 “여론조사에서 보수층 결집력이 진보층보다 높게 나타나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에서 ‘제3지대 다수 당선’ 응답률이 29%로 가장 높았다. 경기·인천이 26%, 광주·전라가 22%였다. 수도권과 호남에서 제3지대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뜻이다. 전체 응답자 1001명 중에선 24%가 ‘제3지대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고 답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각각 33%였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