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둔화와 원자재 가격 인상 등의 악재 속에서도 국내 건설회사의 해외 건설 수주액은 4년 연속 300억달러를 웃돌며 순항 중이다. 향후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등의 굵직한 해외 발주도 잇따를 예정이다.
28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건설 수주 규모는 333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총 321개 기업이 95개국에서 605건의 사업을 수주한 결과다. 수주액은 2022년(309억8000만달러)보다 23억3000만달러 늘어 2년 연속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중동이 34.3% 늘어난 114억달러로 가장 컸다. 이곳에서 정상 외교에 힘입어 사우디 아미랄 석유화학 플랜트(50억8000만달러) 및 자푸라 가스 플랜트(23억7000만달러) 등 메가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해 회복세를 주도했다. 이어 북미·태평양(103억달러), 아시아(68억달러) 순이었다.
단일 국가로는 미국이 100억달러로 가장 많았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국내 제조업체(반도체·자동차·배터리 등)의 미국 내 생산공장 건설이 증가해서다. 그다음으로 사우디(95억달러), 대만(15억달러) 순이었다.
지난해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은 9638억달러에 달한다. 정부는 올해 해외 인프라, 방산, 원전 등에서 570억달러 수주를 목표로 잡았다. 국내 건설업계는 향후 네옴시티 프로젝트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 등의 굵직한 해외 사업이 계속 진행되는 만큼 새로운 수주 기회가 잇따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선호 해외건설협회장은 “국제정세 불안과 자재값 상승 등 악재 속에서도 올해 해외 누적 수주 1조달러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