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가 기회다. 폭락할 때 담아라.”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국내 투자자의 믿음은 흔들리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 26일 미국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0.34% 상승한 183.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폭락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 25일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서만 주가가 26% 이상 하락했다. 주가 급락의 원인은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 때문이다. 세계적인 렌터카 업체 허츠가 수요 부진을 이유로 최근 전기차 2만 대를 처분했다. 세계적인 한파 여파로 전기차가 방전·견인되는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시장 예상치를 밑돈 실적 발표 이후 매도세는 커졌다. 24일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 매출 251억6700만달러, 주당순이익(EPS) 0.71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년 40~50% 성장 가이던스를 제시하던 테슬라는 연간 차량 인도량 목표를 밝히지 않았다.
‘서학개미’들은 주가와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5일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에서 테슬라를 3032만6183달러어치 순매수했다. 다음날인 26일에도 서학개미 순매수(1597만7922달러) 1위를 기록했다. 1월 한 달간으로 보면 테슬라 순매수 규모는 1억6640만804달러에 달한다.
1월 테슬라 단일 종목의 등락률을 1.5배로 따르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순매수 3위로 상위권에 속했다. 서학개미들은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1.5배’(TSLL)를 6142만3569달러어치 사들였다. 개인투자자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공포가 기회다, 폭락할 때 담아라” 등 테슬라 매수를 독려하는 분위기다. 한편에서는 “저점인 줄 알고 돈 벌려고 매수했는데 속상하다” 등의 불안감도 표출했다.
월가에서 보는 테슬라 주가 전망은 부정적인 편이다. 투자은행(IB) UBS는 “투자자가 테슬라를 추가 매수할 이유가 거의 없다”며 목표가를 225달러로 낮췄다.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는 목표가를 기존 300달러에서 297달러로 조정했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