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월 26일 오후 5시 9분
LG전자가 산업용 에어컨·공기청정기 등 ‘냉난방공조(HVAC)’ 사업을 키우기 위해 인수합병(M&A)에 나선다. 이 사업을 분할해 외부 투자를 유치한 뒤 그 자금으로 글로벌 공조 기업을 인수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에어솔루션 사업부의 공동투자를 위한 재무적투자자(FI)를 찾고 있다. 이를 위해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물밑에서 글로벌 사모펀드(PEF) 등을 접촉하고 있다.
에어솔루션 사업부는 가정용·상업용 에어컨과 칠러, 공기청정기 등을 담당한다. LG전자에서 생활가전을 총괄하는 H&A사업부 아래 있는 조직이다. H&A사업부는 지난해 매출 30조1395억원, 영업이익 2조78억원을 거뒀다. 에어솔루션 사업부는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만 1조원에 달하는 알짜 사업부다. 업계에선 이 사업부를 분할하면 15조~20조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HVAC사업 성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탈탄소 추세로 고효율 에너지 기술에 관심이 커지면서 글로벌 공조 시스템 시장은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LG전자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매물을 검토하고, 인수 구조를 짜고 있다. LG전자 에어솔루션 사업부가 분할 후 투자 유치를 받아 자금을 조달한 뒤 이 자금을 활용해 M&A에 나서는 방안 등을 가장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방법과 상관없이 에어솔루션 사업부의 경영권은 LG전자가 그대로 가져가기로 했다. 이런 내용은 주관사에 공유해 예비 FI에게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M&A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CEO)은 미국 현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M&A는 기업 간 거래(B2B) 회사 한두 곳을 집중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LG전자가 공동 투자를 구상하는 만큼 조 단위 ‘빅딜’을 준비 중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 미국의 HVAC 전문 업체가 대상으로 거론된다. 조 사장 역시 M&A에 2조원을 투입하겠다는 세부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박종관/차준호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