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호주 BHP그룹이 홍해 해운로를 전면 우회하기로 결정했다.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BHP그룹이 홍해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을 경유해서 아시아와 유럽을 오갈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원자재 트레이더들은 BHP가 우회를 선택하면서 운송 기간이 기존 경로 대비 최소 9일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경로 길이도 최소 3500해리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우회하는 화물선에는 원유를 비롯해 원목, 광석 등이 선적될 예정이다. 앞서 영국의 에너지기업 셸, BP 등도 우회 선언을 했다. 예멘의 후티 반군이 홍해 인근에서 무력 시위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24일(현지시간)에도 후티 반군은 미 국방부의 군수품을 싣고 가던 컨테이너선을 공격했다.
덴마크 해운업체 머스크는 이날 자회사인 머스크라인의 디트로이트호와 체서피크호가 미 해군의 호위를 받으며 아덴만에서 홍해로 연결되는 관문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던 와중에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최근 후티가 상선을 공격하자 소속 선박의 홍해 운항을 중단했으나 자회사가 운영하는 선박들은 미군의 보호를 받으며 홍해 항로를 계속 이용해왔다. 후티는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중단시키겠다는 명분으로 작년 11월부터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주요 교역로인 홍해에서 상선을 드론과 미사일 등으로 공격하고 있다.
홍해 항행이 어려워지면서 세계 물류 대란 여파도 커지고 있다. 홍해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최단 거리 항로다. 전 세계 해상 운송의 약 15%가 홍해를 지나간다.
해양 데이터 플랫폼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올해 1월 첫 2주간 수에즈 운하를 통과한 선박은 약 150척에 불과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400척이 수에즈 운하를 지나갔다. 물류난이 심화하면서 해운 운임은 치솟고 있다. 해운컨설팅업체 드루리에 따르면 이달 초 40피트 컨테이너 사용 가격이 15% 상승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