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브릭스캐피탈매니지먼트와 美 배터리 벤처기업 지분 투자

입력 2024-01-25 18:42
수정 2024-02-01 13:53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벤처기업 지분 투자를 통해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LG엔솔은 한국 배터리 분야 투자전문 사모펀드(PE)인 브릭스캐피탈매니지먼트와 손잡고 미국 ‘사이온 파워(Sion Power)’에 지분을 투자한다고 25일 발표했다.

사이온 파워는 차세대 배터리 중 하나인 리튬메탈전지를 개발하고 있는 회사다. 양사 합의에 따라 지분율과 투자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리튬메탈전지는 기존 리튬이온전지의 흑연 음극재 대신 금속 성분 음극재를 사용한다. 단위당 에너지밀도가 높아 무게와 부피를 줄일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 중 하나로 꼽힌다.

사이온파워는 리튬메탈전지의 핵심인 음극 보호층 관련 특허를 갖고 있다. 음극 보호층 기술은 리튬메탈전지의 최대 단점인 덴드라이트(dendrite)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다. 덴드라이트는 배터리 사용 과정에서 리튬이 음극 표면에 쌓이며 나뭇가지 형태를 띤 결정체를 만드는 현상이다. 전지 효율과 수명을 떨어뜨리고 화재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온파워의 리튬메탈전지는 크기와 무게는 기존 리튬이온전지와 같지만 저장 가능한 에너지는 1.5배 이상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투자는 배터리 분야 투자전문 운용사인 브릭스캐피탈매니지먼트와 함께 진행한다. 브릭스캐피탈매니지먼트는 북미 지역 전기차·배터리 산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2022년 첫 펀드인 ‘브릭스캐피탈매니지먼트 글로벌 배터리펀드’엔 LG엔솔이 최대 출자자로 참여한 뒤 주요 기업에 함께 투자하고 있다.

LG엔솔은 국내 배터리 3사 중 리튬메탈전지 개발에 가장 앞서있단 평가다. 지난달 카이스트 공동연구팀과 리튬메탈전지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붕산염-피란(borate-pyran) 기반 액체 전해액’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바 있다. LG엔솔은 차세대 배터리 분야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작년 7월 배터리 진단 솔루션 스타트업 ‘민테크’ 지분은 투자했고 미국 샌디에이고대와 카이스트, 서울대, 연세대 등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