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도 자식들 안 와'…반려동물에 유산 37억 남긴 할머니

입력 2024-01-25 11:40
수정 2024-01-25 11:41

중국의 한 할머니가 2000만위안(한화 약 37억원)에 달하는 재산을 자식이 아닌 반려견과 반려묘에 남기기로 결정한 사실이 알려졌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상하이 출신 류모씨는 몇 년 전 세 자녀에게 유산을 남기겠다는 유언장을 작성했다.

하지만 자식 중 누구 한 명도 평소 연락하거나 심지어 류씨가 아플 때도 그를 찾거나 돌봐주지 않았다. 이에 류씨는 유언장 내용을 바꾸겠다고 결심했다.

류씨는 반려견과 반려묘만이 자신의 곁을 지켰다면서 반려동물에 약 37억원의 재산을 상속하고 성인인 자식들에게는 한 푼도 주지 않는 내용으로 유언장을 고쳐 썼다.

그는 유언장에서 자신이 죽은 후 반려동물과 이들의 새끼를 돌보는 데 자신이 남긴 모든 재산이 쓰여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한 동물병원을 상속 재산 관리인으로 지명하고 그들에게 자신의 반려동물을 돌보도록 했다.

류씨가 동물병원에 유산 관리를 위탁한 이유는 중국에서는 반려동물에게 재산을 남기는 게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베이징 유산등록센터 측이 류씨에게 동물병원을 재산 관리인으로 지정하라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SCMP는 류씨의 사연이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고 전했다. 현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자녀들에게 아무것도 남기지 않기로 결정한 류씨는 얼마나 실망하고 가슴이 아팠겠냐", 잘했다. 내 딸이 미래에 나를 나쁘게 대하면 나 역시 집을 다른 사람에게 남길 것" 등의 반응이 나왔다고.

사연을 접한 한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검은 머리 짐승이 배신하지, 동물들은 배신하지 않는다", "오죽 상처 입고 서러우셨으면, 그 마음 공감된다", "똑똑한 처사" 등의 의견이 나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