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시즌 초반 구도를 흔들 ‘업셋’이 지난 24일 벌어졌다. 1주 차에 2패를 기록하며 약체로 꼽혔던 광동 프릭스가 2연승을 질주하던 KT 롤스터를 상대로 세트스코어 2 대 1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의 핵심 키워드는 ‘씨맥’ 김대호 감독의 용병술이었다. LCK 챌린저스에서 활동하던 2군 원거리 딜러 ‘불’ 송선규를 콜업한 선택이 제대로 통헀다. 송선규는 이날 경기 MVP를 뜻하는 POG(Player of the Game)에 두 차례 선정되며 존재감을 뽐냈다.
광동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1세트 KT 서포터 ‘베릴’ 조건희가 조커 픽으로 오른을 꺼내 들었다. 후반으로 갈수록 아이템을 강화해 줄 수 있는 오른의 패시브로 인해 광동은 초반부터 앞서가야 하는 상황이 강제됐다. 하지만 게임은 오히려 KT 정글러 ‘표식’ 홍창현이 활약하며 KT가 주도권을 쥐고 흔들었다. 경기 시간 21분에 이미 5000 골드 격차가 벌어졌다. 이후 광동의 반격으로 골드 격차가 줄어들기도 했지만 결국 경기 시간이 40분으로 길어지면서 오른의 걸작 아이템으로 무장한 KT가 우위를 점하며 1세트를 가져갔다.
2세트 초반에 KT가 미드 갱킹에 성공하며 기분 좋게 시작했다. 하지만 광동 역시 공허 유충을 챙기며 균형추를 맞췄다. 이후 서로 킬을 주고받으며 팽팽한 상황이 이어졌다. 경기 시간 15분경 KT의 진영에 침입한 광동 정글러 ‘커즈’ 문우찬이 ‘안딜’ 문관빈과 함께 조건희를 잡아냈다. 하지만 이후 KT의 다른 선수들에게 포위당해 문우찬과 문관빈이 모두 사냥 당했다. 송선규 역시 추격당하며 죽을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진을 선택한 송선규가 타워까지 쫓아온 상대 탑 라이너 ‘퍼펙트’ 이승민을 역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이후 18분경 벌어진 용 싸움에서 광동이 미드 라이너 ‘불독’ 이태영의 토스를 시작으로 승리를 거두며 주도권을 잡았다. 기세를 이어간 광동이 중요한 한타마다 송선규의 적절한 궁극기 활용으로 승리를 거두며 2세트를 따냈다.
3세트는 초반부터 광동이 승기를 잡았다. 1레벨 인베이드 과정에서 KT 원거리 딜러 ‘데프트’ 김혁규를 잡아냈다. 이후 경기 시간 4분 40초경 벌어진 바텀 교전에서 송선규의 칼리스타가 활약하며 김혁규를 다시 한번 잡아내며 바텀 구도를 무너뜨렸다. 송선규는 성장세를 바탕으로 경기 시간 10분경 바텀에서 2 대 3 구도에서 상대를 2명이나 잡아내는 활약상을 선보였다. 이후 KT가 노림수로 킬 스코어를 따라잡으며 추격의 불씨를 살렸지만 경기 시간 26분 미드 라인에서 벌어진 한타에서 광동이 대승을 거두고 내셔 남작을 차지하며 승기를 굳혔다. 경기 시간 34분여만에 KT의 넥서스를 파괴하며 광동은 2024 스프링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이로써 광동은 지난 여름부터 이어진 매치 12연패도 끊어냈다.
광동은 T1의 2023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스크림 파트너로 이번 시즌 큰 기대를 받았지만 예상보다 부진한 시작을 보였다. 하지만 신예인 ‘불’ 송선규를 콜업하며 각성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불’을 발견한 ‘광동메테우스’가 앞으로 LCK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