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품 대장주' P&G 질주…가격 올려도 불티나게 팔렸다

입력 2024-01-24 18:26
수정 2024-01-25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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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용품 대장주’ 프록터앤드갬블(P&G)이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4% 넘게 급등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예상 밖의 강력한 소비 수요로 2분기 실적이 개선된 덕분이다.

P&G는 이날 2024회계연도(2023년 7월~2024년 6월) 2분기 순매출이 전년 동기(208억달러) 대비 3.2% 증가한 214억4100만달러(약 28조7000억원)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월가 추정치(214억8000만달러)에는 소폭 못 미쳤지만 뷰티·그루밍·헬스케어·홈케어 등 전 사업 부문에서 증가세를 나타냈다. P&G가 이 기간 제품 가격을 4% 인상했지만 미국과 유럽 판매량은 각각 4%, 3% 늘었다. 안드레 슐텐 P&G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북미에선 타이드 세제, 바운티 키친타월, 크레스트 치약 등이 불티나게 팔렸고, 향후 섬유 강화제 등의 매출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분기 일회성 비용을 제거한 핵심 주당순이익(EPS)은 1.84달러로, 1년 전(1.59달러)보다 16% 뛰었다. 이는 시장 전망치(1.7달러)도 웃도는 수준이다. P&G는 올해 조정 수익 전망치를 주당 6.37~6.43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존 모엘러 P&G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2분기 강력한 실적을 달성해 이익 성장 가이던스(목표치)를 높였다”고 말했다.

이날 P&G 주가는 전장보다 4.12%(6.1달러) 오른 153.98달러에 마쳤다. 실적 개선에 힘입어 장중 5.8%까지 상승폭을 키우기도 했다. 이는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다만 3, 4분기 P&G 실적이 둔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인 중국의 소비 심리가 개선되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번 분기 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8월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하기 시작한 뒤 중국에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일어나 일본 화장품 브랜드 SK-Π 판매량은 같은 기간 34% 감소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