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초대형 쇼핑몰 스타필드 수원을 26일 연다. 젊은 층이 선호하는 서울 성수동과 홍대 상권의 맛집, 편집숍 등을 대거 유치해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소비자를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맞서 롯데백화점은 수원점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하고 있어 유통 대기업 간 수원상권 쟁탈전이 격화할 전망이다.
스타필드 수원의 가장 큰 특징은 매장 구성이 젊어졌다는 것이다. MZ세대가 좋아하는 브랜드 매장이 즐비하다. 국내외 유명 축구단 유니폼을 판매하는 오버더피치, 성수동의 인기 편집숍 워즈히어, 젊은 층에 인기인 디자이너 브랜드를 모아 놓은 편집숍 옵스큐라 등이 들어섰다. 여기에 성수동의 복합 문화공간 LCDC가 카페 이페메라와 손잡고 의류·잡화 매장을 열었다. 성수동 편집숍 해피어마트와 스스로 시계를 만들 수 있는 놋토 등도 대형 쇼핑몰에 첫 번째 매장을 냈다. 가족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기존 스타필드 매장과는 구성이 많이 다르다. 신세계가 다섯 번째 스타필드인 수원점을 ‘스타필드 2.0’으로 부르는 이유다.
MZ세대가 오래 머물 수 있도록 다양한 공간도 마련했다.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선보여 큰 인기를 끈 별마당 도서관이 대표적이다. 4~7층을 터 높이 22m의 웅장한 서고를 넣고 주변에 스타벅스와 인크커피 등을 배치해 커피를 마실 수 있게 했다. 별마당 도서관엔 LP카페 바이닐 성수도 함께 있다. 자리마다 턴테이블을 놓아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는 곳이다.
수원점에 들어선 프리미엄 피트니스클럽 콩코드는 면적이 5000㎡(약 1500평)에 이른다. 피트니스 시설뿐만 아니라 골프 연습장과 수영장, 테니스코트, 단체운동실, 사우나까지 갖췄다. “호텔로 치면 5성급 시설”이라는 게 신세계의 설명이다. 장기 이용권과 함께 1일 이용권을 판매해 일회성으로 놀러 온 사람도 이용할 수 있다. 또 취향 공유 플랫폼 클래스콕에선 요리 등 다양한 수업을 진행한다.
반려동물을 위한 공간도 있다. 8층 옥상에 있는 스타가든에는 반려견 산책 공간을 배치했고, 반려동물 피트니스와 마사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코스퀘어도 다음달 문을 연다.
스타필드 수원은 120만 명의 수원 시민을 포함, 반경 15㎞ 이내에 상주하는 500만 명을 겨냥하고 있다. 개장 초 사람이 몰리면 교통이 혼잡할 것을 감안해 오는 3월 3일까지 공휴일에 임시 주차장과 셔틀버스를 운영하기로 했다. 스타필드 운영사인 신세계프라퍼티의 임영록 사장은 “사람들의 시간을 점유하고 경험을 확장하는 스테이필드(stay field)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스타필드 수원에 맞서기 위해 롯데백화점은 수원점을 대대적으로 개편 중이다. 지난달 백화점 4~6층 공간만 우선 공사를 끝냈는데 스노우피크, 아크테릭스 등 캠핑과 등산 관련 브랜드가 많아졌다. 롯데백화점 수원점과 함께 있는 쇼핑몰도 크게 바꿨다. 10~20대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이들이 선호하는 MLB, 캉골, 게스 등의 매장을 백화점에서 빼 쇼핑몰로 옮겼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