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키우는 나토…러시아와 냉전 체제 회귀에 긴장 고조

입력 2024-01-24 15:18
수정 2024-01-2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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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눈앞에 두면서 러시아와 나토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나토 측은 “러시아로부터 임박한 위협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유럽 곳곳에서는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3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의회는 4시간에 걸친 토론 끝에 찬성 287 대 반대 55로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가결했다. 스웨덴이 나토 가입을 신청한 지 20개월 만이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안보 강화를 위해 2022년 5월에 나토 가입을 신청했다. 튀르키예는 스웨덴과 핀란드가 쿠르드족 분리 독립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을 지원한다는 이유에서 가입을 반대해오다가 스웨덴·핀란드·나토와의 4자회담에서 찬성으로 돌아섰다. 핀란드는 지난해 튀르키예 의회의 마지막 승인을 받아 31번째 나토 회원국이 됐다. 스웨덴은 지난해 6월 강화된 대테러법을 시행하면서 튀르키예와 관계를 개선하는 계기를 마련했고, 이번에 가입 승인을 얻었다.

스웨덴이 최종적으로 나토 32번째 회원국이 되기 위해서는 유럽연합(EU) 내 친러시아 국가로 꼽히는 헝가리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헝가리 의회는 지난해 3월 핀란드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찬성했지만, 스웨덴 비준안은 보류해왔다. 스웨덴이 나토 가입을 위해 헝가리에 적절한 대가를 제공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시간이 걸릴지라도 헝가리는 스웨덴 나토 가입을 승인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스웨덴까지 나토에 가입하면 러시아와의 긴장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지난주 나토가 냉전 이후 최대 규모의 훈련을 계획한 데 대해 “돌이킬 수 없는 냉전 시대로 회귀하려는 것”이라며 강한 비판을 하기도 했다.

유럽에서는 러시아의 위협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8년 안에 나토 회원국을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고,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는 유럽이 러시아 공세에 대비할 시간이 3~5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러시아가 나토를 공격할 수 있다는 20년 전망 시나리오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날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러시아로부터) 나토 동맹국을 향한 직접적이거나 임박한 위협은 보이지 않는다”며 “우리는 (훈련 등) 모든 것을 통해 나토 영토 구석구석을 보호할 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러시아의 오판이나 오해의 여지를 없애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가 그렇게 하는 한 나토 영토에 (러시아의) 공격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