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서 술 먹기도 무섭네"…'소맥 1만5000원' 시대 온다

입력 2024-01-23 10:45
수정 2024-01-23 11:09

지난해 음식점과 주점 등 외식시장 소주와 맥주 물가 상승률이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 판매가격 상승률의 세 배 가까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2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 맥주 소비자물가지수는 114.66으로 전년보다 6.9% 상승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9.7%) 이후 25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같은 기간 일반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서 판매하는 가공식품 맥주 물가는 2.4% 오르는 데 그쳤다. 외식용 맥주의 물가 상승률이 가공식품 맥주 물가 상승률의 2.9배에 달한 것.

소주 역시 외식 물가가 가공식품 물가의 2.8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외식 소주 물가 상승률은 7.3%로 일반 가공식품 소주 물가 상승률(2.6%)의 세 배 가까이 뛰었다.

지난해 외식 소주 물가 상승률은 2016년(11.7%)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음식점에서 마시는 ‘소맥’(소주+맥주) 가격 1만원 시대는 깨진지 오래다. 지난해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등이 맥주, 소주 출고가를 인상하면서 일부 음식점에서는 소주나 맥주를 한 병에 7000원에 판매하는 사례도 나왔다. 최근 서울 시내 주요 상권의 소주 한 병당 외식 가격은 5000~6000원, 맥주의 경우 6000~7000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새해 정부의 기준판매비율 도입에 따라 국산 증류주에 붙는 세금이 줄어들어 소주 출고가가 약 10% 하락했지만 인건비 등 제반비용 상승을 고려하면 외식 현장에서 소맥 가격 하락이 반영되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다. 주류업체가 출고 가격을 내리면 외식업체 납품가도 하락하지만 식당 등이 다른 식재료 가격 상승분을 주류 가격에 전가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