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와 슈퍼카, 선박, 미술품 등을 사들여 범죄수익 550억원가량을 세탁한 도박사이트 운영조직의 주요 인물이 줄줄이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방검찰청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김보성)는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조직의 자금세탁총책 A씨 등 4명(구속)과 이들의 범행을 도운 5명(불구속)을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조직 총책인 B씨에 대해선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리고 추적을 이어가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B씨는 2017년 2월 필리핀에 서버와 사무실을 두고 온라인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는 조직을 구성했다. B씨는 조직원들과 함께 16개 도박사이트로 벌어들인 수익을 대포통장을 활용해 현금화했다. 대포통장 100개를 동원해 계좌당 한도인 600만원씩 출금해 매일 6억원씩 챙겼다.
이들은 이렇게 손에 쥔 돈을 다양한 방법으로 세탁했다. 슈퍼카 24대를 수입해 판매하고 재개발사업을 하는 부동산법인 지분을 인수한 뒤 매각하기도 했다. 이외에 부산 해운대구의 아파트 매매, 타이어회사 인수, 선박 구매 등을 통해 범죄수익을 세탁했다. 선박 구매 과정에는 수협조합장도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이 확인한 세탁자금 규모만 550억원에 달한다.
자금세탁총책인 A씨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부지를 매입해 빌딩을 짓는 등 범죄수익을 부동산에 대거 투자했다. 슈퍼카와 명품시계를 구입해 성공한 사업가 행세를 하기도 했다. 처가에 금고를 설치해 현금 18억원가량을 보관한 뒤, 배우자와 장모에게 특정 계좌에 이 현금을 입금하거나 이체해달라고 요청해 자금을 세탁해온 사실도 드러났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