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여파로 인접한 이집트·요르단·레바논 3개국이 3개월 만에 13조원 넘는 경제적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유엔개발계획(UNDP) 보고서를 인용해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들 3개국이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103억달러(약 13조77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을 봤다고 분석했다. 이는 3개국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약 2.3% 규모다.
3개국은 전쟁에 따른 관광객 감소 여파로 직격탄을 맞았다. 전쟁 발발 이후 요르단과 레바논에 도착하는 항공 예약은 각각 18%, 25% 감소했다. 이집트 여행업계는 관광 예약률이 전쟁 전보다 약 20% 떨어졌다고 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19년 관광산업이 3개국 전체 상품·서비스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50%에 달했다.
예멘 후티 반군의 거듭된 홍해 상선 공격도 이집트에 고민거리다. 수에즈 운하를 지나는 선박이 줄어 세수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수에즈운하관리청에 따르면 이달 운하 통행량은 전월 동기 대비 30%, 수입은 같은 기간 40% 줄어들었다.
3개국은 전쟁 발발 이전에도 경제 위기를 겪어 최악의 경우 국가 부도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집트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후 물가가 급격히 오르고 외환보유액이 줄면서 작년 IMF에 구제금융을 기존 30억달러에서 50억달러로 증액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레바논도 2020년 베이루트 항만 폭발사고와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UNDP는 전쟁이 지속되면 3개국에서 23만 명이 빈곤층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