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롱 숨어있다가 불륜 의심하자 폭행" 상해 혐의 여성에 벌금

입력 2024-01-22 11:39
수정 2024-01-22 11:40

기혼남성의 배우자를 폭행한 여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 여성은 남성의 집 거실 장롱에 숨어 있다가 나오는 과정에서 불륜관계를 의심받자, 피해자의 어깨를 밀고 손에 쥔 책을 휘둘렀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3단독 송호철 판사는 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성 A씨에게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월 오후 5시 20분께 기혼남성인 B씨의 집 거실에 함께 있다가 B씨의 아내인 C씨가 귀가하는 인기척을 듣고 안방 장롱에 숨었다.

A씨가 장롱에서 나오자 C씨는 이 모습을 보고 불륜관계를 의심했다. C씨가 A씨의 목과 어깨 부분을 밀치면서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아서자, A씨는 이에 대항해 주먹으로 C씨의 어깨를 1회 때리고 양손으로 몸을 한 차례 밀었다.

이어 손으로 목덜미를 1회 폭행한 다음 책을 휘둘러 C씨의 손에 멍이 들게 했다. C씨는 이 일로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C씨를 폭행해 다치게 한 사실이 없다고 항변했으나,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C씨와 남편 B씨의 진술에 모순되는 대목이 없고, 병원에서 발급받은 C씨의 상해진단서도 신빙성을 뒷받침한다고 본 것이다.

남편인 B씨도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가 C씨의 어깨를 주먹으로 2~3번 때리고 손에 쥔 책을 휘둘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A씨가 초범이고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비교적 경미하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