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출시된 한미약품의 고혈압 치료 복합신약 '아모잘탄'이 누적 매출 1조원을 넘었다. 국산 전문의약품이 단일 제품으로 1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미약품은 2009년 6월 출시 후 지난해까지 아모잘탄 누적 처방 매출이 1조49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2일 발표했다. 출시 14년 만에 달성한 기록으로, 매년 750억원 어치 팔렸다는 의미다.
아모잘탄은 작용 기전이 다른 두 종류의 고혈압 치료제를 결합한 복합신약이다. 한국 제약업계에 복합제 바람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모잘탄 이후 다양한 복합신약을 출시해 블록버스터로 키워 낸 한미약품은 이를 통해 얻은 수익을 혁신신약 연구개발(R&D) 비용으로 활용하는 '한국형 R&D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켰다.
아모잘탄은 2009년 발매 첫 해 6개월 만에 처방 매출 100억원을 넘었다. 그해 128억원의 처방 매출을 기록했다. 이후 14년간 매년 15%씩 성장하면서 지난해에는 1년 간 892억원의 처방매출을 기록했다.
한미약품은 2017년 아모잘탄에 고혈압 치료성분(클로르탈리돈)을 더한 3제 복합신약 '아모잘탄플러스', 아모잘탄에 이상지질혈증 치료성분(로수바스타틴)을 더한 3제 복합신약 '아모잘탄큐'를 출시했다. 2021년에는 아모잘탄큐에 이상지질혈증 치료성분(에제티미브)을 더한 '아모잘탄엑스큐'를 선보이면서 세계 처음 '4제 복합신약'을 출시했다.
이들 아모잘탄패밀리의 누적 매출은 1조2672억원이다. 지난해 아모잘탄플러스 309억원, 아모잘탄큐 113억원, 아모잘탄엑스큐 105억원 등의 처방매출을 기록하는 등 4개 품목 모두 블록버스터 반열에 올랐다. 아모잘탄엑스큐는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00억원을 넘었다.
국내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미국머크(MSD)는 아모잘탄을 '코자XQ'라는 브랜드로 세계 5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한국 제약사가 개발한 완제의약품을 글로벌 제약기업이 수입해 각국에서 판매하는 국내 첫 사례다.
아모잘탄패밀리 등 16개 품목의 고혈압약을 보유한 한미약품은 이들 제품으로 지난해 2040억원의 처방 매출을 달성했다. 4년 연속 고혈압 치료제 시장 1위다.
업체 관계자는 "앞으로도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신뢰받으며 최적의 치료 옵션을 제공하는 고품질 치료제들을 꾸준히 개발하겠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