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가구 매트리스 전문기업 지누스는 지난해 한국ESG기준원 평가에서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모두 A등급을 받았다. 그중 가장 성적이 많이 오른 건 환경 부문이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로 편입되기 전인 2021년엔 D등급이었는데, 2년 만에 A등급으로 끌어올렸다.
비결은 새로 구축한 ‘친환경 폐자원 순환 시스템’. 매트리스를 생산하고 남은 자투리 폴리우레탄 폼을 작게 분쇄한 뒤, 이를 활용해 새로운 가구와 매트리스를 생산하는 것이다. 지누스가 이 시스템을 통해 연간 재활용하는 폴리우레탄 폼은 약 2000t, 판매하는 친환경 폼 매트리스 제품은 20만 개가 넘는다. 자투리를 재활용하는 동시에 새로운 수익원으로 만든 것이다. 지누스 관계자는 “친환경 폼 매트리스 제품의 판매 국가를 현재 미주·유럽에 이어 더 많은 나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SG 우등생’이 된 건 지누스뿐 아니다. 화장품 원료 제조기업 현대바이오랜드와 복지 솔루션 기업 현대이지웰도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가 된 후부터 ESG 등급이 크게 올랐다. 지난해 나란히 통합 A등급을 받았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ESG 경영 기조가 신규 계열사에 잘 이식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자그마한 회사라도 계열사에 편입되면 대기업에 준하는 친환경 전략과 지배구조 시스템을 갖추도록 요구한다.
지누스는 2022년 현대백화점에 인수된 뒤 탄소중립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짰다. 친환경 폐자원 순환 시스템도 이때 구축했다. 2030년 ‘넷제로’(온실가스 배출 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2026년까지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 생산법인 세 곳의 전력을 100% 태양광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할 계획이다.
현대이지웰 역시 이사회 내 5대 위원회 운영, 공시업무 체계 구축 등 코스닥 상장사의 법적 요건보다 더 강화된 지배구조 시스템을 마련해 지배구조 부문 등급이 2022년 B+에서 2023년 A로 올랐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