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인사들이 최근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전북 전주에서 열린 한 행사장에서 대통령 경호처 요원들에게 끌려나간 사건을 두고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 19일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사지가 들려나가는 장면을 보면서, 북한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이 노동당 정치국 회의장에서 끌려나가는 장면이 떠올랐다"고 썼다. 북한 권력 2인자였던 장성택은 2013년 12월 정치국 회의장에서 현장 체포돼 끌려나간 뒤 공개 처형됐다.
과거 '윤 대통령의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란다'는 취지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사제직을 박탈당한 김규동 전 신부도 같은날 장성택이 끌려나가는 사진과 강 의원이 강제 퇴장당하는 사진을 함께 게재하며 "민주국가에서 이 정도면 봉변이 아닐까"라고 적었다.
강 의원은 지난 18일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윤 대통령과 악수를 하면서 "국정 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국민이 불행해진다"고 말했고, 경호원들은 강 의원의 입을 막은 채 행사장 밖으로 끌고 나갔다.
이를 두고 민주당과 진보당 등은 야당 국회의원에 대한 탄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전날 논평에서 "입을 틀어막고 사지를 들어 끌어내는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을 대하는 태도"라고 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논평에서 "독재 시대에나 있었을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경호처장을 당장 경질하고 직접 국민께 사과하라"고 했다.
강성희 의원도 같은날 기자회견에서 "현직 국회의원의 입을 틀어막고 짐짝처럼 끌어내는데, 힘 없는 국민들은 어떻게 대하겠나 절망스럽다"며 "윤 대통령의 공식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