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도 경제부처"…벤처·스타트업 행사장에 뜬 조태열

입력 2024-01-19 18:28
수정 2024-01-20 02:11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취임 후 첫 대외 행보로 벤처·스타트업 업계를 찾았다. 이후로도 경제단체를 연이어 만나며 ‘경제·안보 융합외교’ 행보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19일 조 장관은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2024 혁신벤처업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엔 조 장관과 함께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성상엽 벤처기업협회장, 윤건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외교 수장이 이 행사에 참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 장관은 이날 행사를 시작으로 다음주 한국경제협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주요 경제단체를 차례대로 방문할 계획이다.

외교부 측은 이 같은 행보가 “조 장관이 취임 일성으로 강조한 경제·안보 융합외교와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취임사를 통해 “‘경제 따로 안보 따로’ 외교가 더 이상 작동하기 어려운 세상”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외교부는 재외공관을 활용해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지난해부터 중기부와 손잡고 미국 샌프란시스코, 벨기에, 튀니지 등 재외공관 11곳에서 ‘K스타트업 글로벌 네트워킹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현지 네트워크가 있는 재외공관을 통해 우리 스타트업과 해외 기업, 투자사 등을 연결해주는 식이다. 기업을 돕기 위해 현지 재외공관에 훈령을 내리고, 외교부 본부에도 국내 기업이 접촉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할 예정이다. 조 장관은 이날 행사에서 “해외 시장 정보를 구하기 어려운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재외공관이 앞장서서 정보를 수집하고 공유하겠다”며 “인허가, 통관, 미수금 회수 같은 다양한 어려움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올해 이 사업의 규모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며 “지난해 사업으로 쌓인 모범사례와 매뉴얼을 작성해 각 공관에 공유한 뒤 올해부터 사업 범위를 더 늘릴 것”이라고 했다.

다른 부처와의 협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가 최근 강조하고 있는 ‘부처 간 칸막이 허물기’의 일환이다. 조 장관은 “경제와 안보가 융합되는 구조적 전환기를 맞아 경제부처로서 외교부가 수행하는 역할의 중요성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업계도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성 회장은 “개별 기업이 해외에서 그 나라의 법, 규제, 네트워크 등을 단기간에 확보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외교부가 힘써주겠다고 말한 것 자체로 상징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종우/장강호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