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 드라마·영화 등을 제작하는 콘텐츠 기업의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웹툰·웹소설 등을 기반으로 하는 콘텐츠 기업의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DB금융투자는 지난 19일 드라마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의 목표가를 7만5000원에서 6만6000원으로 12% 낮췄다. 지난해 4분기 매출(1746억원)과 영업이익(66억원)이 DB금융투자의 예상 매출(1832억원) 및 영업이익(91억원) 전망보다 크게 낮을 것으로 추정되서다. 신은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드라마 방영 회차가 줄어들고, 상각비 부담이 커졌다"면서 "올해 연간 작품 수도 지난해 대비 소폭 축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6일 하나증권도 스튜디오드래곤과 콘텐트리중앙의 목표주가를 내렸다. 스튜디오드래곤은 7만원에서 6만5000원으로, 콘텐트리중앙은 2만4000원에서 2만1000원으로 조정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콘텐트리중앙의 예상 영업적자가 243억원으로 시장의 예상(35억원 적자)보다 클 것"이라며 "'서울의 봄' 관련 배급·투자수익이 일부 반영되나 4분기는 3분기 개봉작의 부진으로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튜디오드래곤과 콘텐트리중앙의 주가도 하락세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연초부터 19일까지 주가가 12.33%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콘텐트리중앙의 주가도 15.33% 내려갔다.
반면 웹소설·웹툰을 기획·제작하는 디앤씨미디어는 연초부터 주가가 38.64% 올랐다. 올해 글로벌 론칭한 '나 혼자만 레벨업(나혼렙)' 애니메이션이 인기를 끌면서 지적재산권(IP)을 보유한 디앤씨미디어가 주목을 받았다. 상반기에는 넷마블에서 액션 RPG게임 ‘나 혼자만 레벨업: ARISE’가 출시될 예정이다.
지난해 주식시장에 입성한 전자책 구독 플랫폼기업인 밀리의서재도 19일 4.03% 오른 3만2300원에 장을 마쳤다. 올 들어 주가가 87.24% 급등했다. 작년 상장일(9월27일) 4만1600원으로 마감한 후 주가는 1만원대 후반에 머물러왔다.
최재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밀리의서재는 2019년 매출 110억원에서 지난해 565억원으로 400% 이상의 성장을 이룬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오리지널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 제작, 웹소설 플랫폼 론칭, AI 서비스 제공 등의 성장성을 고려했을 때 현재 주가가 성장성 대비 저평가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