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당 1억 절감"…부산서 맞붙은 '삼성 vs 포스코'

입력 2024-01-19 11:53
수정 2024-04-02 17:50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부산 중심가인 서면에서 가까운 촉진2-1구역을 두고 치열한 수주전을 치루고 있다. 삼성물산은 공사기간 2개월 단축 등을 내세워 조합원 분담금 1억원을 절감하겠다는 제안을 내놨다. 포스코이앤씨는 하이엔드 브랜드인 '오티에르'를 부산에 처음 적용해 고급 마감재와 여의도 더현대서울 수준의 상업시설을 설치하겠다는 전략이다.

두 건설사들은 이 구역의 조합원이 276명에 불과한데도 공사비가 1조4000억원에 육박해 사업성이 크다고 보고 공격적인 수주 전략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올해 첫 정비사업 수주전으로 전국 정비사업장 조합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물산은 14일부터 시작된 촉진2-1구역 시공사 홍보전에서 공사기간을 2개월 단축하고 인허가 변경 없는 추진으로 사업 속도를 앞당기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촉진2-1구역 재개발은 부산진구 범전동 일대 13만6727㎡ 부지에 지하 5층~지상 69층 규모 아파트 1902가구와 오피스텔 99실,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조합원은 276명에 불과한 반면 새 아파트 가구수는 1902가구에 달해 일반분양 가구수가 많다. 그만큼 일반분양 수익이 남는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공사비도 1조3000억원대로 규모가 크다.

삼성물산은 조합원들의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데 전략의 초점을 맞췄다. 삼성물산의 신용등급은 AA+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이 필요없기 때문에 약 400억원의 보증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이다. 두바이 부르즈할리파(828m)와 쿠알라룸푸르 메르데카118(679m) 등 세계 1·2위 초고층 빌딩을 세운 시공능력을 앞세워 공사기간을 2개월 단축해 63개월 안에 마치겠다고 약속했다.

인허가 변경 없는 설계를 제안한 것도 삼성물산이 내세운 장점이다. 삼성물산은 공사기간과 인허가기간 단축을 통해 조합원 1명 당 1억원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일반분양 가구수가 많아 환급금을 받는 조합원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환급금을 받는 조합원들에게 분양계약 완료 후 30일 안에 조기 정산하는 조건을 내놨다.

일반분양 때 발코니 확장 등으로 나오는 옵션 판매 수익은 조합원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이 제안한 아파트명은 '래미안 에스팰리스 부산'이다. ‘퍼니처월’ ‘홈닉’ 등 최근 공개한 차세대 주거플랫폼 ‘래미안 넥스트홈’의 주요 기술을 적용한다.


포스코이앤씨는 서초 방배신동아와 신반포18차 등 강남권 단지에 적용한 오티에르를 부산 최초로 조합 측에 제안했다. 삼성물산이 써낸 공사비(3.3㎡당 968만원)보다 8% 가량 낮은 3.3㎡당 891만원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필수 사업비 전액 무이자 혜택도 약속했다.

고급 브랜드인 오티에르를 적용한 만큼 창호와 주방가구 등에 외국산 고금 마감재를 쓰기로 했다. 특화 설계로 주차 공간을 늘리면서 주차대수를 471대 늘렸다. 여의도 더현대서울 시공 경험을 살려 촉진2-1구역의 상업시설을 통해 조합원 이익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인허가에 따른 사업 지연을 막기 위해 일단 원 설계로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1~2년이 걸리는 이주·철거기간에 특화설계 인허가를 받겠다는 계획이다.

이 구역은 GS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지만, 공사비 증액 등을 둘러싸고 조합과 갈등을 빚어 작년 6월 계약이 해지됐다. 새 시공사 선정 총회는 오는 27일 열릴 예정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