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림 서울대 총장(사진)은 “대학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대학 재정 확충이 시급하다”며 “정부의 등록금 규제도 개선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 총장은 16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기자와 만나 이 같이 밝혔다. 지난해 2월 서울대 제 28대 총장으로 취임한 유 총장은 다보스포럼의 교육세션인 GULP(Global University Leaders Forum) 세션에 초청받아 다보스를 찾았다. 유 총장의 다보스포럼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 총장은 현 정부가 고등교육에 대한 지원을 늘려가기로 한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다른 국가의 주요 대학들과 비교하면 아직까지 고등교육 투자가 부족하다고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국내 고등교육에 대한 공공부문 투자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0.69% 수준으로 OECD 주요국 평균(1.1%)을 밑돈다.
유 총장은 현행 등록금 규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서울대는 2024학년도 학부와 대학원 등록금을 각각 동결했다. 16년 연속 등록금을 올리지 않은 것이다. 서울대는 2009∼2011년 등록금을 동결했고 2012∼2017년은 인하했다. 2018년에는 학부 입학금을 폐지했고 이후 2023년까지 5년간 등록금을 동결했다.
서울대는 전체 세입에서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 반면 정부출연금 비율이 높아 안정적인 재원 확보를 위해 등록금 인상을 여러 차례 추진했다. 서울대의 등록금 의존율은 2019년 22.1%에서 지난해 18.3%까지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정부출연금 비중은 55.2%에서 57.8%로 확대됐다.
그런데도 서울대가 올해 등록금을 동결한 것은 교육부의 국가장학금 제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교육부는 올해도 등록금을 동결·인하한 대학에는 국가장학금 Ⅱ유형을 지원한다. 2012년부터 등록금을 동결·인하한 대학에 국가장학금을 지원하는 교육부 정책에 따라 대부분 대학이 등록금을 매년 동결하고 있다.
유 총장은 국가장학금 Ⅱ유형과 연계한 현행 등록금 규제가 폐지돼야 하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개선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답했다.
다보스=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