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이렇게 성장할 줄은"…'수소차' 넥쏘 포기 않는 이유

입력 2024-01-17 17:13
수정 2024-01-17 17:15

전기차와 함께 친환경차로 주목받던 '수소차' 하락세가 심화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수소차 시장은 30% 가까운 역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 그룹은 미래 역점사업으로 '수소'를 다시 들고나왔다.


17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수소차는 1만3400대다. 전년 동기(1만8468대) 대비 27.4% 줄어든 수치다.

이처럼 글로벌 수소차 판매량이 대폭 감소한 데는 한국 시장 침체가 영향을 끼쳤다. 국내 수소차 판매량은 '반토막' 났다. 2022년 1~11월 9865대였던 판매량은 2023년 같은 기간 4529대로 54.1% 급감했다. 그러면서 수소차 시장 점유율(33.8%) 역시 2위로 내려앉았다. 1위는 4841대를 판매한 중국(36.1%)이다.

국내 판매량 급감은 신형 수소차 부재가 크다. 2018년 출시된 넥쏘는 2차례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과 연식 변경 모델이 전부다. 2세대 넥쏘 출시가 계속 미뤄진 것도 판매량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SNE리서치는 "2018년 이후 현재까지 지속된 현대차 넥쏘 단일모델은 2021년, 2023년 2차례 페이스리프트가 전부였기에 소비자 선택지는 한정된 상태"라면서 "충전 비용 상승, 불량 수소 사고, 충전 인프라 부족 등으로 인해 친환경차 시장에서 수소차의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체별 시장 점유율을 보면 현대차는 36.4%로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전년 동기(58.5%)보다 큰 폭으로 낮아졌다. 그 뒤는 '미라이'를 앞세운 도요타가 점유율 27.4%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전자 박람회 'CES 2024'에서 내년 넥쏘 후속 모델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넥쏘 후속 모델은 완전 변경 모델이 아닌 부분 변경 모델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수소에너지 생태계 구축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그룹의 수소 밸류 체인 사업 브랜드인 '에이치투(HTWO)’는 수소의 생산·저장·운송·활용 등 모든 단계에서 최적화된 맞춤형 패키지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수소 생태계 전 과정을 선점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수소 (대중화가) 어렵다고 하는데 누군가는 해야 하고, 안 하면 뺏길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사명감을 갖고 꾸준하고 과감하게 진행하려고 한다"며 "20년 전만 해도 배터리가 이렇게 큰 산업이 될지 회의적인 시각이 있었지만 결국 됐다"고 덧붙였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