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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월가 투자자들이 ‘밈주식’(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 개인투자자가 몰리는 주식)에서 우량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주요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가운데 올해 미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하면서 주가 상승세도 한풀 꺾일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부 투자자들이 최근 들어 밈주식이나 비트코인 대신 성장성, 안정적 수익, 탄탄한 재무제표를 갖춘 우량주를 찾고 있다”며 “골드만삭스, UBS, 웰스파고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우량주 매수를 적극 추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이 주목하는 우량주 목록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등과 같은 빅테크 기업은 물론 코카콜라, 존슨앤드존슨 등 꾸준한 실적을 내는 전통적인 종목도 들어 있다.
이들 우량주는 안정적인 실적과 낮은 부채, 대규모 현금 보유 등 탄탄한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경제 성장세가 둔화할 때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를 낸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마이클 레이놀즈 글렌메드 투자전략 담당 부사장은 “과거 4~5차례 약세장을 살펴보면 우량주가 경기침체기 견조한 성과를 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월가에서는 올해 미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연초 WSJ가 경제학자 71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2.6%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로 낮아졌다.
특히 올해 들어 주식시장이 불안한 출발을 보이면서 지난해 급등세가 이어질 수 있을지 우려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우량주 투자는 시장 변동에 따른 손실을 일부 방어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 조언이다. UBS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경제 성장세가 둔화했지만 여전히 경기 확장기에 있는 6개월간 MSCI 세계 주가지수 우량주 지수 수익률은 MSCI 글로벌 지수보다 1%포인트 더 높았다.
다만 개별 우량주가 모두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벤 존슨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개별 우량 종목보다는 펀드 투자 등을 활용하는 게 낫다고 추천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미국 우량주를 추종하는 ‘아이셰어즈 MSCI 미국 퀄리티 팩터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 한 해 29%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S&P500지수 상승률인 24%를 웃돈다.
젠센투자운용의 리서치 책임자 앨런 T 본드는 “우량 기업에 대한 집중 투자로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하기보다는 매력적인 장기 성장과 예측할 수 있는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