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1400억 적자 낸 에이블리, 흑자 전환 비결은?

입력 2024-01-16 17:00
수정 2024-01-16 17:20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가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뷰티와 남성, 글로벌 등 다른 영역으로 확장을 시도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정확한 영업이익 규모는 결산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아 밝힐 수 없다”며 “액수가 크지는 않지만 첫 흑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에이블리는 2018년 국내 최초 ‘셀럽 마켓 모음앱’으로 출발했다. 로그마켓, 인스타마켓 등 인플루언서가 운영하는 쇼핑몰을 소개하는 플랫폼이다.3년 만인 2020년 누적거래액 1조원을 달성할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외형 성장에는 대규모 투자와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이 뒤따랐다. 에이블리는 2021년 694억원, 2022년에는 744억의 영업손실을 냈다. 2022년말 자본총계는 ?542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였다.

지난해 3월 월간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하며 전환점을 맞았다. 이후 매월 영업이익 최고치를 기록하며 연간 영업흑자를 내는데 성공했다.

에이블리는 흑자 달성 비결로 기존 주력품목인 여성패션을 넘어 뷰티, 남성 등 영역으로의 ‘카테고리 확장’ 전략을 꼽았다.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패션을 구매한 소비자를 상대로 취향에 맞는 뷰티 상품 등을 추가로 제안하는 식이다.


지난해 에이블리의 뷰티 카테고리 거래액은 2022년 대비 두 배 증가했다. 취약했던 남성패션 역시 작년 6월 남성 전문앱 ‘사구일공(4910)’을 성공적으로 론칭하며 보강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2020년 출시한 일본 쇼핑 앱 ‘아무드(amood)’의 작년 4분기 거래액이 3분기 대비 네 배 가량 급증하는 등 성과를 냈다.

패션업계에서는 에이블리가 주력 소비층인 20·30대 여성에서 입지가 탄탄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1~11월) 패션 플랫폼 모바일앱 월평균 사용자수는 에이블리가 694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무신사(512만명), 지그재그(409만명) 등 순이다.


에이블리는 이번 흑자가 불황기 구조조정이나 비용 축소를 통한 ‘감축형 흑자’가 아닌 매출·거래액 증가를 동반한 ‘성장형 흑자’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강석훈 대표는 “올해는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바탕으로 마케팅, 신사업 등 성장을 위한 투자를 더욱 공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에이블리가 2022년 말 단행한 수수료 인상도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됐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에이블리의 흑자 전환으로 패션 플랫폼 업계의 수익성 경쟁에도 지각 변동이 불가피해졌다. 무신사의 2022년 영업이익은 32억원으로 전년 대비 95% 급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무신사는 오프라인 등으로 공격적 외형 확대 전략을 펴고 있어 당분간 실적 악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