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민주화 운동을 이끈 선구자로 평가되는 스밍더 대만 민진당 전 주석이 지난 15일 별세했다. 향년 83세.
16일 대만 중앙통신과 연합보 등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 전 주석은 전날 새벽 병원에서 간암으로 입원 치료를 받던 도중 숨졌다. 스밍더 전 주석의 부음에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총통부 대변인을 통해 조의를 전달했다.
민진당도 성명문을 발표했다. 라이칭더 총통 당선인 겸 민진당 주석은 “‘민주라는 수업에는 마침표가 없다’라는 스 전 주삭의 말이 나를 정계에 뛰어들게 했다”며 “스 전 주석은 민주주의의 선도자이자 인권 수호자”라고 강조했다.
1941년생인 스 전 주석은 대만의 민주화와 인권 수호를 위해 평생을 헌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진당 기반인 남부 가오슝에서 태어난 그는 국민당 권위주의 체제 아래 대만 민주화 운동에 투신했다. 장제스 총통 시절인 1962년부터 리덩후이 총통 시절인 1997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약 26년간 정치범 신분으로 수감됐다. 계엄 상황이던 장징궈 총통 시절인 1979년에는 세계 인권선언일 당일 남부 가오슝에서 민중 노선을 대표하는 잡지 ‘미려도’가 주최한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군사 법정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스 전 주석은 1986년부터 2000년까지 민진당에 몸 담았다. 수감 당시 1985년부터 4년 7개월간 옥중 단식에 나서기도 했다. 이후 1993년부터 1996년까지 3선 입법위원으로 민진당 주석을 맡아 2000년 민주 정권 교체로의 토대를 마련했다. 2006년 8월과 9월에 걸쳐 약 한 달간 천수이볜 전 총통의 부정부패에 대항하는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를 이끌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