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왜 때렸냐?"…'경비원 폭행' 10대 무릎 꿇린 유튜버

입력 2024-01-16 09:31
수정 2024-01-16 09:50

60대 경비원을 폭행한 10대 남학생이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유튜버들이 이 10대를 잡아 훈계했다고 주장한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4일 각각 유튜버와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A씨와 B씨는 자신이 이용하는 플랫폼에 '할아버지 폭행범 잡았습니다', '할아버지 폭행범 참교육 다녀왔습니다' 등 영상을 올렸다.

두 개의 영상에는 10대 남학생 C군을 무릎 꿇려 혼을 내거나, 차량 뒷좌석에 태워 사건 경위를 묻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두 영상을 보면 A씨 일행이 "할아버지 왜 때렸냐"고 묻자 C군은 "아저씨가 먼저 싸우자고 했다", "담배 끄라고 해서 껐는데, 아저씨가 먼저 때렸다", "아저씨가 먼저 욕했다", "신고 안 할 테니까 싸우자며 몽둥이 들고 따라왔다" 등의 답을 한다.

또 A씨 일행이 "먼저 때리면 너도 할아버지 때려도 되냐"고 되묻자, C군은 "아니다", "죄송하다", "다음부터 안 그러겠다"고 사과한다. A씨 일행은 "앞으로 그렇게 살지 말라"고 충고한 뒤, 네티즌들을 향해 "저도 깨끗하게 산 건 아니지만, 나쁜 놈이 더 나쁜 놈을 잡았다고 생각해달라"고 전했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한 연출 의혹도 완강히 부인했다.


앞서 C군은 지난 12일 0시께 남양주시 다산동의 한 상가에서 60대 경비원 D씨를 일방적으로 폭행해 사회적 공분을 샀다. C군과 함께 있던 E군이 촬영해 온라인에 유포한 영상을 보면 건장한 체격의 C군은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D씨를 넘어뜨린 후 축구공을 차듯 발길질하고 주먹을 휘두른다.

C군의 폭행으로 D씨는 약 3초간 정신을 잃고 기절했다. 경찰 조사에서 D씨는 "건물 안에서 학생들이 시끄럽게 굴어 훈계 목적으로 그랬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C군은 "담배를 피우는데 경비 아저씨가 먼저 뒤통수를 때려 싸움으로 번졌다"고 진술했다.

양측은 서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경찰은 C군의 폭행 정도가 지나쳐 상해 혐의가 적용된다고 봤다. 폭행은 반의사불벌죄라 처벌불원서가 제출되면 사건이 종결되지만, 상해는 합의해도 처벌을 피할 수 없다.

경찰은 C군과 D씨의 영상을 무단으로 유포한 E군에 대해서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들여다보고 있다. 현재 D씨도 E군에 대한 처벌은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