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중개보수로 대표되던 부동산 프롭테크 업체들이 가격 경쟁을 내려놓고 서비스 경쟁에 나서고 있다.
1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반값 중개보수를 내걸고 3년여 만에 누적 거래액 1조4000억원을 기록한 우대빵부동산은 지난해 반값 중개보수 정책을 철회하고 중개 서비스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우대빵부동산은 '우리 집을 가장 잘 소개해주는 부동산'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적극적인 매물 홍보에 초점을 맞췄다. '감탄 매물'을 통해 기본적인 매물 소개와 함께 생활 편의시설에 대한 장점, 지역 호재 나아가 주변 매물 비교 정보까지 제공하고, 비슷한 조건의 매물도 자동으로 '추천매물 알림 톡'을 통해 카카오톡으로 보여준다.
원룸 전문 중개기업인 집토스도 매수자에게 중개보수를 받지 않던 정책을 포기하고 현재는 매도자, 매수자 모두에서 중개보수를 받고 있다. 대신 월세와 보증금을 신용카드로 납부하는 집토스 페이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고객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매도자는 중개보수가 없고 매수자는 중개보수를 절반만 내는 정책을 폈던 다윈중개도 최근에는 매도자도 공동중개 시 수수료가 발생하고 매수자는 법정 상한 요율을 다 받도록 바뀌었다. 또한 빅데이터를 통한 재건축 사업성 분석, 개발 호재, 아파트 추천 등 부동산정보를 IT 기반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부동산 프롭테크 업계가 가격 경쟁에서 서비스 경쟁으로 돌아선 이유로는 2021년 8월 확정된 중개보수 조정이 가장 큰 이유로 지적된다. 최대 보수 요율은 0.9%에서 0.7%로 줄었지만, 중개사들이 체감하는 중개보수 감소 폭은 절반 수준에 달했다. 중개보수가 줄어든 상황에서 가격 경쟁까지 하기는 어려웠다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로는 부동산 경기침체가 꼽힌다. 2022년부터 아파트 등 부동산 거래량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반값 중개보수 등으로는 수익을 내기 힘들어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1년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66만9000건이었으나 2022년에는 29만8600건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서울의 거래량도 4만9750건에서 1만5380건으로 세 토막이 났다.
관련 업계에서는 IT로 무장한 부동산 프롭테크 업체들이 본격적인 서비스 경쟁에 나서면서 부동산 산업 선진화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이창섭 에스테이트클라우드대표는 "제 살 깎아 먹기 식의 경쟁보다는 고객에 혜택이 갈 수 있는 서비스 경쟁으로 바뀌는 것은 바람직하다"며 "다만 그 서비스가 실제로 고객들에게 도움이 되는지는 고객 차원에서 냉정하게 판단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