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서 3억 번다, 이건 진짜 로또"…줍줍에 30만명 몰렸다

입력 2024-01-16 07:01
수정 2024-01-16 08:41

경기도 고양시와 성남시에서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아파트의 청약이 이뤄졌다. 두 단지에 몰린 청약자 수만 28만3306명으로 30만명에 육박했다.

이른바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이었다. 수년전 가격으로 분양을 진행해 3억원 넘게 시세 차익이 기대돼서다. 전문가들은 "시장에서 가격 민감도가 커진 만큼 당분간 시세 차익이 큰 단지들은 실수요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경기 고양시 덕양구 덕은동 'DMC한강자이더헤리티지'는 계약 취소주택 1가구와 무순위 1차(사후) 2가구에 대한 청약을 진행했다. 3가구를 모집하는데 신청한 청약자 수는 21만3601명이었다. 이 중 무순위 청약에만 21만2201명이 몰렸다.

계약 취소주택은 1가구는 신혼부부 특별공급 1가구로 전용 84㎡B, 무순위는 2가구로 전용 84㎡A와 전용 99㎡였다. 계약취소주택엔 1400명이 몰렸는데 고양시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무주택자만 신청할 수 있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은 특공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무순위 청약은 청약 통장과 주택 보유수 등과 무관하게 전국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보니 21만명이 넘게 신청했다.

덕은지구는 마포구 덕은동이라고 불릴 만큼 서울과 붙어있다. 그린벨트 해제지역으로 개발되기 시작한 덕은지구는 총면적 약 64만6000㎡로 미니신도시급으로 개발됐다. DMC한강자이더헤리티지는 4년 전 가격에 분양했다. 당시 택지개발지구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됐다. 계약취소주택 전용 84㎡ 분양가는 6억6500만~6억7800만원, 무순위 분양가는 전용 84㎡ 6억6930만원, 전용 99㎡ 7억6400만원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 단지는 지난해 12월 전용 84㎡가 10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분양가와 시세를 비교하면 차익이 3억원 이상 기대된다.


계약취소주택 3가구와 무순위 1가구에 대한 청약을 진행한 경기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산성역 자이푸르지오'에도 6만9705명이 몰렸다. 산성역 자이푸르지오 역시 계약취소주택 전용 59㎡ 분양가가 5억2200만원, 전용 74㎡는 6억5100만~6억6000만원이다. 무순위 청약으로 나온 전용 74㎡ 분양가는 6억4400만원이다. 이 단지 전용 59㎡는 지난해 12월 8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전용 74㎡도 같은 달 9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분양가보다 3억원 비싼 수준이다.

이미 입주자모집공고가 발표됐을 당시부터 경기도는 물론 전국에 있는 실수요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초기 자본이 얼마가 있으면 가능하겠느냐", "요즘 시기에 이런 단지가 많이 없는데 진짜 로또나 다름없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분양 시장 역시 활기를 잃은 가운데 예비 청약자들의 가격 민감도는 커졌다. 향후 이들 단지처럼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크게 낮아 차익이 기대되는 곳은 큰 관심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분양가가 시세보다 더 높은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년전 분양가로, 이렇게 이따금씩 나오는 단지들에 대해선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올해 역시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 등 시세 차익이 기대되는 아파트에 예비 청약자들이 많이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DMC한강자이더헤리티지 계약 취소 주택에 대한 일반 공급 물량 1가구는 이날 청약을 진행한다. DMC한강자이더헤리티지 무순위 1차와 산성역자이푸르지오 계약취소주택·무순위 1차 당첨자 발표는 오는 18일이다. DMC한강자이더헤리티지 계약 취소 주택은 오는 19일에 당첨자를 발표한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