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개미, 美·日 주식은 폭풍매수

입력 2024-01-15 18:42
수정 2024-01-16 01:57
국내 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돈을 빼 해외 증시로 떠나고 있다. 미국 증시에선 3개월 만에 순매수로 전환했고, 일본 증시 순매수액은 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증시에서 수조원어치를 팔아치우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1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개인과 기관투자가 합산)는 이달 초부터 12일까지 미국 증시에서 584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해 11월과 12월 각각 6436억원, 2조5412억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올 들어 흐름이 바뀌었다. 같은 기간 일본 증시 순매수액은 743억원이다. 이런 추세라면 월말 순매수액은 1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7월 이후 최대 금액이다.

국내 투자자가 미국에서 많이 사들인 주식은 기술주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를 정방향으로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SOXL) 상장지수펀드(ETF)’가 순매수액 1996억원으로 1위였다. 이어 테슬라와 마이크로소프트를 각각 917억원, 520억원어치 사들였다.

일본에서는 ‘아이셰어즈 미 국채 20년물 엔화 헤지 ETF’(309억원)를 비롯해 닛케이225지수를 2배로 추종하는 ‘넥스트 펀드 닛케이225 레버리지 인덱스 ETF’(115억원)와 ‘라쿠텐 닛케이225 레버리지 인덱스 ETF’(114억원)를 많이 순매수했다. 일본 증시에 대한 낙관론을 바탕으로 닛케이225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액이 지난해 2분기 2조4118억원에서 4분기 3조7237억원으로 1.5배 늘어난 것도 눈에 띈다.

반면 국내 증시에선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 들어 국내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351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미국 기준금리 조기 인하에 대한 낙관론이 사그라들면서 신흥국 증시 투자심리가 악화됐고, 국내 기업의 실적 전망치가 낮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