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몰린다"…활력 되찾는 천안역세권

입력 2024-01-15 18:15
수정 2024-01-16 00:50

충남 천안역 일대는 한때 교통 요충지이자 중부권 최대 번화가였다. 하지만 2005년 천안시청 등 관공서가 신도시로 이전한 뒤 20년째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주변 상권은 활기를 잃었고, 21년 된 임시 역사는 새 역사 건립 사업이 여러 차례 무산되면서 공동화를 부추겼다.

천안시가 침체한 천안역세권을 살리기 위해 대규모 도시재생 프로젝트와 새 역사 건립에 속도를 내면서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15일 천안시에 따르면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조성한 도시재생어울림센터 입주기업 매출이 1년6개월 만에 232억원을 기록하고, 132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했다. 도시재생어울림센터는 2022년 8월 천안역 주변에 조성한 스타트업 지원 시설로 현재 76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그린스타트업 타운은 도시재생어울림센터와 이노스트타워로 구성되는데 시는 2단계로 내년까지 200여 개 스타트업과 1000여 명이 상주할 수 있는 이노스트타워를 완공할 계획이다.

시는 차세대 모빌리티, 미래 정밀의료, 비대면 플랫폼 분야를 중심으로 500개 스타트업을 지원해 10년 안에 2개의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을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시는 예비창업기, 창업기, 도약기, 성장기로 나눠 3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100억원 규모의 창업펀드를 조성해 기술력이 우수한 스타트업 지원에 나선다.

2271억원 규모의 천안역세권 혁신지구 도시재생사업도 본격화한다. 이 사업은 2026년까지 와촌동 일대 1만5132㎡에 지식산업센터, 공동주택, 복합환승센터 등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시는 지난해 유관기관 협의를 마치고, 오는 4월 기반 공사를 시작한다. 그린스타트업타운 등 기업 인프라를 집약한 ‘천안형 창업 허브’를 구축해 천안역 일대를 미래 신산업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천안역 신축 사업도 본궤도에 올랐다. 시는 최근 천안역사 증·개축 설계 최종보고회를 통해 밑그림을 완성했다.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올해 착공한다.

시가 공을 들이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연장 여부도 관심사다. GTX-C는 서울에서 경기 북부(덕정역)와 남부(수원역)를 연결하는 노선으로 국토교통부는 천안까지 노선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GTX-C 노선 천안 연장이 결정되면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물론 구도심이 획기적으로 발전할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한국고속철도(KTX)와 수서고속철도(SRT)에 이어 GTX 노선까지 확보하면 천안은 구도심과 신도시를 아우르는 전국 교통 요충지로서의 위상을 갖추게 된다. 박상돈 시장은 “새 역사 건립과 도시재생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20년 넘게 침체한 천안역 일대를 중부권 경제 중심지로 도약시키겠다”며 “GTX-C 노선 천안 연장이 성사되면 천안역을 비롯해 구도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넣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