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일대에서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세입자로부터 수백억원을 가로챈 전세 사기 일당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주로 조직폭력배 등에게 적용되던 범죄단체 조직 혐의를 법원이 인정한 것이다. 지난 5일에도 인천지법 부천지원이 전세금 대출 사기에 처음으로 범죄집단죄를 적용해 실형을 선고한 바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박소정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 판사는 15일 범죄단체 조직·가입·활동과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연모씨(39)에 대해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범죄단체 활동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팀장 장모씨(35)와 명의를 빌려준 이모씨(40)에게는 각각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연씨는 2021년 6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서울 구로구, 경기 부천, 인천에 지사를 두고 세입자 99명에게서 205억원 상당의 임대차보증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팀장 부장 과장 등으로 직급과 역할을 나눠 단체채팅방을 통해 범행에 필요한 지시사항을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도 범죄집단 조직 등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연씨는 동시 진행 거래를 위주로 하는 공인중개사사무소를 개설해 임차인 섭외, 거래 중개 등을 통해 리베이트 명목의 수수료를 지급하고 바지명의자 역할을 할 사람을 직접 구해 거래에 이용했다”고 덧붙였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