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원대 5G 요금제 나온다"…통신사 '흙빛 얼굴' 된 이유 [정지은의 산업노트]

입력 2024-01-15 15:25
수정 2024-01-15 15:57

다음 달이면 통신 3사가 판매하는 3만원대 5세대(5G) 요금제가 등장할 전망이다. 정부와 정치권이 통신 3사에 4월 총선 전까지 5G 요금제 최저구간을 낮춰야 한다는 주문을 쏟아내고 있어서다. ○3월 중하순 출시 가능성 높아15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올해 2~3월 내 5G 요금제 최저 구간을 3만원대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출시 목표 시점은 2월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최저 5G 요금제는 4만원 중후반대다. 온라인 가입(온라인 다이렉트) 조건을 제외한 일반 5G 요금제는 △SK텔레콤 4만9000원 △KT 4만5000원 △LG유플러스 4만7000원부터 시작한다. 통상 3만3000원부터 높아지는 LTE 요금제와는 1만원 이상 차이가 있다.

새 5G 요금제는 3만원대 중후반 수준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요금제가 제공하는 기본 속도 데이터양은 4GB를 넘기진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요금제의 기본 콘셉트는 ‘실속형’으로 논의되고 있다. 평소 데이터양이 많지 않은데 5G 스마트폰을 사용하느라 억지로 비싼 요금제를 써야 했던 이들이 주요 타깃이다.

이 요금제는 데이터 이용량이 적은 ‘와이파이 족’이 주로 혜택을 볼 전망이다. 지난해 말부터는 5G 스마트폰에서 LTE 요금제로 갈아타는 것도 가능해졌다. 데이터 이용량이 4GB를 넘지 않는다면 5G 최저 요금제나 LTE 최저 요금제 중 골라 선택하면 된다.
○통신 3사는 ‘흙빛’ 얼굴통신 3사의 표정은 어둡다. 자발적으로 5G 요금제 최저 구간을 낮추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는 사실상 4월 총선 전에는 ‘통신비를 더 낮춰야 한다’는 정치권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말 통신 3사에 가급적 1분기 내 신규 요금제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통신 3사는 ‘울며 겨자 먹기’로 조치를 취하고 있다.

통신 3사는 올해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큰 분위기다. 올해 청년·고령층·온라인 등 5G 요금 체계를 더 촘촘하게 세분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5G는 LTE에 비해 망 사용료 등 투자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그동안 요금제 기준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었다”며 “지난해 5G 중간요금제를 잇달아 신설한 데 이어 최저구간까지 낮추는 것은 굉장히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