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기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이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는 북미 시장에 LG전자도 뛰어들었다. 북미에 공장을 지은 건 국내 기업 중에는 SK에 이어 두 번째다.
LG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에 구축한 전기차 충전기 생산공장 가동에 들어간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LG전자가 전기차 충전기 생산공장을 세운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이 회사는 지난해 자회사 하이비차저를 통해 평택공장에서 처음으로 전기차 충전기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텍사스 공장은 연면적 5500㎡ 규모로, 연간 1만 대가 넘는 충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주력 생산 제품은 11㎾급 완속 충전기다. 연내에 175㎾ 급속, 350㎾ 초고속 충전기도 생산할 계획이다. 175㎾ 급속 충전기는 전기차 충전 방식 CCS1과 NACS를 동시에 지원한다.
후발주자인 LG전자가 첫 번째 해외공장을 미국에 세운 건 가장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검증받아야 사업 확대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북미 지역은 전기차 충전기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시장이다. 전기차가 팔리는 속도에 비해 충전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해서다. 미국 정부가 2021년 ‘국가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를 위한 특별법(NEVI)’을 제정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기차 충전소 사업자 등에 보조금을 주는 방식으로 2030년까지 도로변에 50만 대가 넘는 충전소를 설치한다는 구상이다. 사업자가 이 보조금을 받으려면 미국에서 생산해야 한다. SK시그넷에 이어 LG전자가 미국에 공장을 세운 이유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