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YK(강경훈 대표변호사·사진)가 동인을 제치고 국내 10위 로펌 대열에 올랐다. 형사 분야 전문 법률사무소로 문을 연 지 11년 만이다. 대대적인 투자에 힘입어 주력인 형사뿐만 아니라 금융, 노동, 조세 등 각종 경제 분야에서도 수익을 내는 ‘종합 로펌’으로 거듭난 것이 급성장의 비결로 평가받는다. 이 로펌은 올해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해 단숨에 7위권 로펌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지평 바른 대륙아주와 추격전을 벌일 전망이다. ○1년 만에 60% 고속 성장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YK는 지난해 매출 850억원(국세청 부가가치세 신고 기준)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532억원)보다 60%가량 늘었다. 2020년(249억원)과 비교하면 3년 만에 외형이 세 배 넘게 커졌다. 이 로펌은 큰 폭의 성장세에 힘입어 오랫동안 업계 10위 자리를 지켜온 동인을 제쳤다. 동인은 지난해 6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YK는 2012년 10월 형사 분야 전문 법률사무소로 출발했다. 대형 로펌에 비해 역사는 짧지만 빠르게 몸집을 불렸다. 특히 2020년 법무법인으로 전환한 이후 ‘종합 로펌’으로 거듭나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김학훈 대표변호사(인수합병), 추원식 대표변호사(금융·기업공개), 이기선 대표변호사(노동), 윤자영·강상우 변호사(조세) 등 경제 분야 전문가를 줄줄이 영입했다.
핵심인 형사에서도 강력 분야 최초로 대검찰청 인증 공인전문검사 1급(블랙벨트)을 받은 천기홍 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반부패·강력수사협력부장, 외사·공안 수사 전문가인 김도형 전 대구지검 서부지청 차장검사 등을 영입하며 전력을 더욱 두텁게 다졌다. 어느덧 변호사 216명(작년 11월 말 기준)과 분사무소 25개를 거느린 로펌으로 성장했다.
공격적인 스카우트 전략을 통해 주력인 형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수익을 내는 구조를 구축한 것이 성장 비결로 꼽힌다. YK는 지난해 공모주시장 대어 중 하나인 LS머트리얼즈의 상장 자문을 맡으며 투자은행(IB)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 로펌은 현재 에코프로 등 최근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중견·중소기업의 투자 유치 등을 자문하고 있다.
노동 분야에서도 현대제철 등 몇몇 대기업의 중대재해 관련 송무 및 자문을 맡았다. YK 관계자는 “형사 분야의 꾸준한 성장 속에 업무 영역을 지속적으로 넓혀가며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붙는 로펌업계 7위 경쟁YK는 올해 경기 안양시, 강원 원주시 등 10개 지역에 분사무소를 추가로 설립해 대형화 전략을 이어갈 예정이다.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한 ‘디지털콘텐츠센터’를 지어 온라인 법률시장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이 로펌은 올해 매출 1000억원을 넘겨 종합 로펌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YK의 10위 도약으로 장기간 변동이 없던 로펌업계 상위권 구도가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장 8위인 바른이 지난해 매출 1058억원을 올려 7위 지평을 바짝 쫓고 있다. 9위인 대륙아주도 900억~1000억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하며 두 로펌을 추격권에 두고 있다. 지평 매출은 1100억원대 후반으로 알려졌다.
민경진/김진성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