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에 분노" "참으로 한심"…친명, 탈당파·비명계 조리돌림

입력 2024-01-12 18:13
수정 2024-01-13 01:19
더불어민주당의 분열이 현실화되면서 당내에서 친명(친이재명)계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들은 탈당파는 물론 비명(비이재명)계를 대상으로도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강성 친명계 모임인 민주당혁신행동은 12일 입장문을 통해 “임종석·고민정·윤건영 등 청와대 출신들은 무치(無恥)인가”라며 “청와대 성골 몇몇이 독점한 채 당을 해치는 행위조차 서로 봐주고 덮어주는 작태가 참으로 한심하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청와대 출신들이 윤영찬 의원을 감싸고 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당원 77.77%의 지지를 받아 당선된 당 대표를 인정하지 않은 윤 의원은 윤석열 정권보다 이재명 대표를 더욱 혹독하게 비난해 왔다”며 “이낙연 전 대표와 원칙과 상식 3인방 등 탈당파 못지않게 당원과 지지자들을 분노케 한 것이 윤 의원의 잔류 선언”이라고 했다. ‘원칙과 상식’의 일원임에도 탈당하지 않고 잔류를 선택한 윤 의원과 그의 탈당을 만류한 것으로 알려진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고민정 의원을 ‘한통속’이라며 비판한 것이다.

이들 세 사람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함께 일했다. 임 전 실장을 필두로 윤 의원은 국민소통수석, 고 의원은 대변인을 지냈다.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청와대 인사들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이 금기시돼 왔던 최근까지 민주당 내 분위기와 결을 달리한다. 임 전 실장은 윤 의원의 잔류 결정에 대해 “정치적 판단으로 남은 것이 아니다”며 “그에게 모멸감을 주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두둔한 바 있다.

민주당혁신행동은 전날에도 김한규 의원을 두고 “당내 분열을 부추기고 화합을 해친 만큼 엄중히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이 이 대표의 퇴원 메시지를 두고 “당 내부 갈등 문제도 이야기했으면 더 공감을 얻었을 것”이라고 했다는 이유에서다. 친명계 의원들은 이 전 대표가 민주당을 떠난 것을 두고도 앞다퉈 비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이날 라디오를 통해 “전통적으로 민주당은 항상 주류와 비주류가 6 대 4의 전통을 유지했다”며 “지금은 10 대 0이다. 확연히 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내의 문화, 그들의 언동으로 드러나는 문화가 이렇게 살벌한 적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고 의원 역시 “당 지도부의 뜻을 거스르는 행동은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