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운영 방식을 전면 개편한 우리금융그룹이 창구 은행원에 버금가는 ‘인공지능(AI) 뱅커’를 선보인다.
우리금융지주는 1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실제 은행 직원처럼 예금상품 상담을 진행할 수 있는 AI 뱅커 서비스를 오는 3월부터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AI 뱅커는 은행 창구에서 직원과 고객 간에 오가는 대화를 학습·분석해 AI가 고객을 응대하는 서비스다. 직원들을 위해 시황·뉴스 요약 리포트 초안을 빠르게 제공하거나, AI를 기반으로 다양한 홍보 이미지나 문구를 생성하는 기술도 업무에 적용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10년간 숙원이던 ‘IT 내재화’를 이뤄낸 덕분에 신기술 적용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IT 자회사인 우리FIS가 수행하던 기술 개발을 우리은행, 우리카드 등 각 계열사가 직접 수행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데 최근 성공했다. IT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해결해야 했던 그룹사 간 인력 이동 등 쟁점 사안에서 노사, 계열사 간 합의를 이뤄내면서다.
옥일진 우리금융 디지털혁신부문 부사장은 “그룹 신 IT 거버넌스를 주요 경영 과제로 선정하고, 지주사 주관으로 ‘IT 개편 협의체’를 구성하면서 IT 거버넌스 개편에 다시 불을 지폈다”며 “인력 재배치 등을 통해 개발 기간을 최대 50% 단축하고 연간 15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 출시 목표로 추진 중인 ‘우리 원(WON)뱅킹 전면 재구축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했다. 은행뿐 아니라 카드, 캐피탈, 종금, 저축은행 등을 하나로 연결하는 ‘슈퍼앱’을 내놓을 방침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앱 화면 구성뿐만 아니라 운영 인프라와 개발 환경 등 보이지 않는 영역까지 완전히 새 판을 짜는 사업”이라며 “IT 내재화로 슈퍼앱의 완성도가 높아지고 사용자 개선 요청 속도도 빨라져 금융권 슈퍼앱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보험사 인수를 염두에 둔 IT 개발도 진행 중이다. 옥 부사장은 “증권사와 보험사를 인수하게 되면 신속하게 프로그램을 탑재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기반 여건을 만들어 놨다”고 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