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모바일 앱 시장 규모가 1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소비자 지출액이 전년 대비 25% 늘어난 결과다. 웹툰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관련 앱이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
앱 시장 분석 플랫폼인 데이터에이아이는 지난해 세계 모바일 앱 시장을 분석한 ‘2024년 모바일 현황 보고서’를 11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앱 시장의 소비자 지출 규모는 1710억달러(약 225조원)로 전년보다 3% 증가했다. 중국(약 521억달러), 미국(약 449억달러), 일본(약 179억달러) 순으로 이 시장 규모가 컸다.
세계 앱 시장 규모 4위는 한국이었다. 한국의 지난해 소비자 지출 규모는 78억6000만달러(약 10조3700억원)였다. 전년 지출액인 62억9000만달러(약 8조2700억원)보다 25% 늘었다. 앱 시장 규모 상위 10개 국가 중 지출액 증가세가 가장 가팔랐다.
한국 앱 시장을 키운 핵심은 웹툰이었다. 지난해 웹툰 앱의 국내 소비자 지출액은 2억8670만달러(약 3800억원)로 전년보다 72% 증가했다. 게임을 제외한 앱 부문 중 최대 규모였다. 웹툰 앱인 카카오페이지와 네이버웹툰은 게임을 제외한 앱 지출액 규모에서 각각 2위, 3위를 차지하며 1위인 유튜브의 뒤를 이었다. 웹툰 다음은 OTT였다. 이 부문의 소비자 지출액은 2억1410만달러(약 2800억원)로 전년 대비 53% 늘었다. 소비자가 지갑을 가장 많이 연 OTT 앱은 티빙이었다.
모바일 게임 시장의 성장세도 여전했다. 지난해 한국 모바일 게임 앱 시장의 소비자 지출액은 63억4000만달러(약 8조3300억원)로 전년보다 20% 증가했다. 이 시장 세계 규모가 1073억달러(약 141조원)로 같은 기간 2%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소비자 지출이 가장 많았던 게임 앱 1~6위가 모두 역할수행게임(RPG)이었다. 리니지M(1위), 리니지W(4위), 리니지2M(5위) 등 ‘리니지 3형제’가 나란히 ‘톱5’에 들었다. 세계 시장에서 모바일 게임 내 RPG의 소비자 지출 비중은 30% 안팎이지만 한국은 70%에 달했다.
글로벌 시장에선 생성형 인공지능(AI) 앱 관련 지출액이 1년 새 일곱 배가량 급증해 4억8000만달러(약 6300억원) 규모로 커진 점이 눈에 띈다. 국내에선 지난달부터 시장 분위기가 바뀌었다. 작년 9~11월 10만 건(주간 기준) 수준에 머물던 다운로드 횟수가 40만 건으로 늘었다.
데이터에이아이 관계자는 “지난해 SNS, 금융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스냅챗, 웰스파고, 듀오링고 등이 모바일 앱에 AI를 적용했다”며 “AI를 적용한 다운로드 수 상위 20개 앱의 평균 다운로드 수 증가율은 11%로 시장 평균인 1%를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