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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에서 중소형주가 ‘1월 효과’로 다음달까지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월 효과는 연초 특별한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1~2개월간 중소형주 종목이 대형주보다 큰 폭으로 상승하는 계절적인 현상을 의미한다. 연초 펀드 자금도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 대거 유입되면서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대형주에서 소형주로 자금 이동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새해 첫 주 미 증시에 상장한 대형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28억1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반면 소형주 관련 ETF에는 22억37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대형주에 담았던 투자금이 소형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해당 기간 자금 유입이 가장 많았던 ETF는 나스닥지수를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ETF’로 10억2810만달러가 유입됐다. 이어 중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를 추종하는 ‘아이셰어즈 러셀2000 ETF(티커명 IWM)’에는 8억603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페이서 미국 소형주 현금흐름 100 ETF(CALF)’에도 1억20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CALF는 S&P 소형주600지수에 편입된 기업 중 현금흐름이 큰 상위 100대 종목에 투자하는 ETF다. S&P 중형주 지수를 추종하는 ‘SPDR S&P 미드캡 400 ETF(MDY)’에 순유입된 자금도 1억1400만달러에 달했다.
이 같은 자금 흐름을 두고 시장에서는 ‘1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해석했다. 기관투자가들이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조정)을 위해 연말에 소형주를 매각한 뒤 연초에 다시 매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덕분에 소형 우량주를 담은 ‘아이셰어즈 러셀1000 ETF(IWB)’의 수익률은 올 들어 9일까지 0.38%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S&P500(0.24%) 나스닥(-0.11%)을 웃도는 성과다. ◆“다음달까지 美 중소형주 강세”일반적으로 중소형주는 1월에 강세를 보인다. 펀드 매니저가 포트폴리오 구성에 대한 투자자의 불만을 회피하려는 전략으로 연말에 투자자에게 생소한 소형주 비중을 줄이고, 애플·구글 등 대형주를 담는다. 이후 결산이 끝난 뒤 대형주를 다시 매도하고, 1월부터 중소형주를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키면서 주가가 치솟는다는 설명이다.
결산 시점에 기관투자가들이 투자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실적이 저조한 소형주를 집중 매도하는 ‘윈도 드레싱’이 나타난다. 미국 자산운용사 아메리칸센추리인베스트먼트는 “매년 1~2월 주식시장에서 손바뀜이 잦아져 소형주가 단기간 상승하는 현상이 일관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잭스는 “1월 효과는 보통 연말 중순부터 시작돼 다음해 2월 중순까지 나타난다”며 “자금 흐름상 다음달까지는 중소형주가 대형주를 계속 앞지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연말 성과급을 수령한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늘리고 있는 점도 1월 효과를 뒷받침한다. 시장에 이 자금이 유입되면 증시 전반에 걸쳐 상승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소형주는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같은 금액을 투자해도 대형주보다 상승 폭이 크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