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대 자동차 생산도시인 광주광역시가 미래차 산업 육성을 위해 팔을 걷었다. 지난해 지정받은 미래차 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이 분야의 핵심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10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조만간 올해 미래차 국가산단의 사업 기본 구상에 관한 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사업 타당성 검토 준비도 연말까지 마칠 방침이다. 광주시는 내년부터 신규 투자사업 타당성 검토를 거치고 산업단지계획 승인을 받아 이르면 2027년 말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미래차 산단은 빛그린산단 인근에 338만4000㎡ 규모로 조성하기로 했다.
미래차 산단은 지난해 3월 국토교통부의 신규 국가산단 최종 후보지로 선정됐다. 광주에 국가산단이 생긴 것은 2009년 빛그린국가산단 이후 14년 만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자동차 전용 산단인 빛그린국가산단의 분양률이 91%로 포화상태가 되면서 미래차 인프라 구축 및 집적화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국가산단 조성에 보통 10년 이상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신규 국가산단 조성은 꼭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광주시는 앞으로 미래차 산단에 전기차와 수소차, 자율주행차, 배터리 등 미래차 산업을 집중하기로 했다. 기업과 협력해 인공지능(AI) 기반 센서 기술 고도화와 초연결 모빌리티 서비스 산업, 자율주행 순환도로 구축 등 실증사업에 투자하면서 기술 개발 지원센터도 구축해 이 분야 핵심 기술을 적극 개발할 계획이다. 기존 빛그린산단 및 진곡산단과도 연계해 미래차 산업의 가치사슬을 대규모로 형성할 방침이다. 자동차 산업은 현재 광주시 제조업 매출의 43.1%를 차지하고 있다. 관련 종사자는 2만 명이 넘는다.
광주시는 현재 지역 완성차 산업의 성장세가 미래차 산업 육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포티지, 셀토스, 봉고3 트럭 등을 생산하는 기아 오토랜드광주는 지난해 54만1100대를 제조해 사상 최다 생산 기록을 새로 썼다. 업계에선 글로벌 판매 호조로 올해도 비슷한 생산 실적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첫 지역 상생형 기업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도 올 하반기부터 캐스퍼 전기차 양산을 시작한다. 올해 생산 목표는 지난해보다 8% 많은 4만8500대(내연차 3만1500대, 전기차 1만7000대)로 잡았다.
방위산업 분야에서도 장갑차 수출이 이어지고 있다. 중견 자동차 제조업체인 코비코는 지난해 12월 자체 생산한 차륜형 장갑차 100대(500억원)를 나이지리아에 수출했다. 이 장갑차는 광주시의 역점사업인 ‘친환경자동차 부품 클러스터 조성사업’을 통해 개발됐다.
지난해 11월엔 전국 유일의 친환경자동차 부품인증센터가 광주에 생기기도 했다. 광주그린카진흥원은 국가기술표준원 한국인정기구(KOLAS)로부터 전자파 유해성을 측정하는 완성차 전자기적합성 분야 국제공인시험기관으로 지정받았다.
광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